“대한불교조계종 노동조합 출범을 환영한다”
대한불교조계종 종무원들이 민주노총 전국민주연합노조 산하 대한불교조계종지부를 설립해 노동조합으로서 첫 발을 내딛었다. '대한불교조계종 노동조합'의 출범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대한불교조계종은 민족문화의 산실인 한국불교를 대표한다. 그러나 대한불교조계종은 출가자의 급감, 300만 불자들의 이탈, 불평등의 심화, 승가공동체의 해체 등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으며, 일부 비구 종권세력들의 권력 사유화로 인한 종헌 종법 질서가 무력화되고, 범계행위, 선거 부정, 폭력행위 등에 대한 자정능력을 상실하여 불자들과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출범선언문의 내용처럼, 대한불교조계종이 노동조합의 설립을 통해 상식적이고 사회적 눈높이에 맞게 운영되는 정상적 종단이 되어 국민과 불자의 신뢰를 회복하기 바라며, 종도들이 참여하는 투명한 의사결정 구조와 수평적인 사부대중공동체 문화를 조성할 수 있길 기대한다.
대한불교조계종 노동조합 출범의 또 다른 의미는 1994년 종단개혁의 성과인 종무원제도를 실질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였다는 것이다. 1994년 종단개혁 당시 종도가 직접 종단의 모든 의사 결정과 집행에 참여할 수 없기에 종도를 대리하여 이를 수행할 인적 제도적 장치로서 종무원제도를 도입하였다. 종무원제도는 또 다른 종도주권의 실현수단이기에 종무원은 오직 종도들의 입장에 서서 종헌 종법에 따라 전문적이고 합리적이고 합법적인 종무수행을 하여야 한다. 하지만, 작금의 종무원들의 모습은 출범선언문에서 나와 있듯이 그 사명을 망각하고 종도들을 잊은 지 오래이다. 이제 다시 개혁불사의 초심으로 돌아가 오직 종도들의 입장에서 종단개혁의 주체이자, 추동자로서, 원력보살로서의 위상을 되찾아야 한다.
대한불교조계종은 헌법에도 보장되어있는 노동조합을 인정하고 합리적인 과정을 거칠 것을 기대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은 처사로 인해 국민과 불자들의 불신을 더욱 증폭시킬 것이다.
작금의 한국불교 위기에 대한 무한책임이 종무원에게도 있음을 대한불교조계종 노동조합은 명심해야 한다. 이에 대한불교조계종 통합종단 출범 정신, 봉암사 결사 정신, 1994년 종단개혁 정신을 잣대로 부당한 종무행정에 대해 단호히 맞서야 하며, 오직 종도들과 종헌 종법이라는 기준을 갖고 무너져 가고 있는 종단의 자정과 혁신, 사부대중공동체 구현, 사회적 가치의 실현에 앞장서 나가는 노동조합이 되길 기대한다.
2018년 9월 20일
신대승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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