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천막 코스프레에 놀아나는 한국불교
[기고] 천막 코스프레에 놀아나는 한국불교
  • 도정 스님
  • 승인 2020.01.20 15: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사주간지 <시사in>이 지난달 23일자(401호) 커버스토리로 ‘불기2559년 자승자박’을 보도하면서 조계종 승려들의 도박, 돈선거, 동국대 사태 등을 비중 있게 다뤘다. 기사에는 흥국사 탱화 절도 사건도 포함돼 있었다.
시사주간지 <시사in>이 제401호 커버스토리로 ‘불기2559년 자승자박’을 보도하면서 조계종 승려들의 도박, 돈선거, 동국대 사태 등을 비중 있게 다뤘다. 기사에는 흥국사 탱화 절도 사건도 포함돼 있었다.

 

야매가 아닌 척 혹은 순수하지 않은데 순수한 척 코스프레 하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은 사례가 많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임기 후 귀국해 지하철 승차권발매기에 만원짜리 지폐 2장을 넣는가 하면, 편의점에서 수입산 생수를 집으려다가 보좌진이 국내산을 권유하는 장면이 포착되는 등 ‘서민 코스프레’라는 비난을 받고 추앙받던 명예가 한방에 추락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지난해 청와대 앞에서 삭발을 했고, 톰 크루즈, 게리 올드만 등 합성사진 등장했다. 황 대표는 “제머리 멋있죠? 율브리너라는 사람이 있었나요? 누가 더 멋있습니까?” 라고 말했다. 이 말은 황 대표가 삭발을 약자 코스프레로 이용해 왕이 되려하는 대권행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지금 위례 신도시에서는 몇몇 승려가 옷은 한 벌에 목욕도 하지 않고, 머리나 수염도 깍지 않은 채, 하루 한끼만 먹고, 서로 말도 않하기로 한다는 법을 정해놓고 천막을 치고 앉아 있다. 이들은 마치 부처님 시대 옷을 벗고 다니거나 숲속의 고행자처럼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 이는 위험한 발상에 지나지 않는다. ‘머리를 깎는’ 등의 삭발염의(削髮染衣)는 출가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이들이 부처님이 정한 계율을 어기면서 천막 코스프레를 하는 이유는 뭘까?

이들이 천막에 들어간 행위를 무문관이면서 과거 보조지눌의 정혜결사, 성철 스님의 봉암사 결사와 빗대고 있다. 어용학자들은 이들의 결사가 한국불교를 중흥시킬 것이라고 극찬하고 있다. 천막에서는 뽕짝 콘서트가 열리고 수륙재를 지내는 등 온동네를 시끄럽게 해서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하고 고발 당하는 사태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그들이 코스프레를 하고, 불자들은 천막을 찾아서는 계속 떠들고 천막결사를 극찬하는 이유는 뭘까?

불법 건축물인 상월선원을 세우기 위해 콘크리트 타설을 하는 모습.
불법 건축물인 상월선원을 세우기 위해 콘크리트 타설을 하는 모습.

 

조계종 각 교구 본사에서는 위례 천막이 불교성지인냥 줄지어 방문해서는 온갖 이벤트를 하고 있다. 교계언론은 위례 천막 방문자와 행사 내용을 전하고 있다. '한국불교 중흥 다짐, 9명의 선지식, 결사 의미 조명, 지구촌 평화결사 도량으로, 목숨 걸고 정진하는 상월선원 만한 성지 없다' 제하의 보도들이다. 이들 언론이 지금까지 3개월 동안 쏟아낸 기사가 수백 건에 이른다.

최근에는 천막결사라며 학생들을 견학시킨 후 설문조사를 했다. 동국대 윤성이 총장 등 재가불자들도 앞다퉈 천막 결사 체험도 하고 있다. 이러다가 일부 승려의 비행이라고는 하지만 룸싸롱 출입과 라스베가스 도박 체험을 하는 코스프레도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스럽다.위례신도시 천막은 처음부터 어떤 목적을 이루고자 계획적으로 설치된 것으로 짐작된다.

요리사도 스포츠도 바둑도 스승 없이 배운 자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천막 안 승려들은 누구를 스승으로 어떤 수행을 하는지도 모르는 채 옷 한 벌에 목욕도, 삭발도 않고 말도 하지 않은 채 영하 속에서 정진한다. 기형적인 수행의 그 모습이 한국불교 근간인 결사 정신을 흐리게 하고 선방에서 스승의 가르침에 의해 순수하게 수행하는 수행자들의 불교적인 삶을 비하하지는 않는지 불자들의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그들이 천막을 나오면서는 ‘나는 깨달았다’고 오도방정을 떨며 등장하지는 않을까? 그 모습을 지켜보는 신도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앞으로 모든 선방이 옷 한 벌에 목욕과 삭발도 않고 말도 없이 앉아서는 신도들을 불러 모아 뽕짝 콘서트, 영산재, 수륙재 등 합창단을 불러 온갖 이벤트를 해야 하나? 이벤트가 없으면 선방 공양도 없을까? 위례 천막에 10만명이 다녀갔다느니 수십억원 모금이 되었다는데, 순수하게 선방에서 수행하는 수행자들까지 코스프레에 놀아나지는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동지 섯달 야반 삼경에
허월(虛月) 허월(虛月)
그림자를 쫒는 개가 달을 보고 짖는구나
떼로 몰려온 야매들도 개를 보고 달을 처다보네
개도 없고 달도 없는
저 세상이 어디인가?
몽둥이 들고 가는자를 따라가라

[이 글에 대한 반론 및 기사제보 cetana@gmail.com]

[이 기사에 대한 반론 및 기사제보 newsrep21@gmail.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