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신문 축소발행에 원장 월권·독단적 관여
불교신문 축소발행에 원장 월권·독단적 관여
  • 불교닷컴
  • 승인 2007.01.23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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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무원, 24일 오전 공식 통보…총무원장 "독자가 신문운영 책임지나"

조계종 기관지 불교신문이 빠르면 다음달부터 현행 주2회에서 주1회로 축소 발행한다. 주1회 전환과정에서 총무원장 스님은 재무컨설팅 등의 결과를 무시하고 개인적 편견을 드러냈으며 편집권에 대한 간섭마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불교신문(사장 향적 스님)은 주1회 발행 통보를 앞두고 1월 23일 밤 비상대책위를 꾸렸다. 당연직 부사장인 총무부장 현문 스님이 24일 오전 불교신문 편집국에 주1회 발행을 공식 통보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불교신문의 주1회 축소발행 결정은 지난 10일 불교역사문화기념과 4층 접견실에서 총무원장 지관스님이 총무원 집행부와 신문사 팀장급 이상 간부를 불러 전격 지시한 사항이다.

총무원장은 당시 "주1회 전환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데 전적으로 개인적인 방침"이라고 전제한 뒤 "예전에는 불교신문 1개여서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었지만 지금은 인터넷 신문 발달과 교계신문이 7개인가 생겨 경쟁이 심하다"는데 원인을 돌렸다.

지관스님은 "다들 닷컴을 먼저 보지, 불교신문을 보지 않는다"고 밝히고 "불교신문은 좋은 글만 실어야 하고 비판기사는 싣지 말아야 한다"면서 언론사의 편집방향까지 지시하는 위법행위도 서슴지 않았다. 기관지령 3조에는 기관지의 업무 및 운영은 독립하여 집행한다고 명시돼 있다. 10조에는 기관지는 종단의 종지 종책에 따라 언론을 조성하고 종단 내외의 제반사정을 공평하게 보도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지관 스님은 이날 운영위원회 구성을 지시했고 이에따라 총무부장 현문 스님을 위원장으로 12명의 위원회를 꾸릴 것으로 알려졌다.

불교신문 내부는 주1회 전환에 대체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A씨는 주2회 발행 신문이 어디냐는 지관스님의 질문에 "종교계는 불교신문이 유일하고 농민신문 주3회, 제약업계 신문이 주2회 하고 있다"고 답했다. B씨는 "여론조사에서 주2회 발행이 모두 찬성으로 나왔다"고 응대했다.

C씨는 "(주1회로 축소할 경우) 독자설득이 어려워 확장에 지장을 초래한다"며 반대했다. D씨는 "타종교에는 일간지가 있으나 불교계는 없다"면서 "주2회 발행으로 신속보도가 이뤄져 긍정적인 효과를 본 사례들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총무원장은 "속보는 인터넷으로 보고 주2회가 속보성의 의미가 없다"며 재차 주1회 발행을 채근했다.

이에 B씨는 "기관지령에 따르면 운영은 신문사에서 책임지고 관리는 총무원에서 한다고 되어 있다"면서 "먹고사는 것은 신문사가 책임지란 이야기인데 어느 기관지를 보더라도 이런 경우는 없다"고 항변했다. B씨는 이어 "주2회 발행과 신문사 운영 문제는 2003년 총무원 자금으로 조사한 재무컨설팅과 2005년 불교신문 구독자 만족도 조사 결과를 참고로 하시면 된다"고 지관스님에게 설명했다.

지관 스님은 "여론조사는 믿을 것이 못된다. 독자를 상대로 한 여론조사도 믿을 것이 못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B씨는 "물론 여론조사는 참고자료지만 당시 약 5,000명의 독자를 무작위로 선정해 여론조사를 한 것이고 독자들은 주2회 뿐 아니라 주3회, 나아가 불교계 일간지도 원한다고 나와있다"며 "이것은 독자들의 바람이다"라고 원장을 설득했다.

그러나 총무원장은 "독자가 신문을 책임지느냐"고 따진 뒤 주1회 전환과 직원 증원불가를 결정하고 운영위원회 구성을 지시했다. 총무원장은 "당시 영담스님때 주2회가 이유가 있어서 했고 지금은 시대상황이 바뀌었다"며 "여름 옷을 겨울에 입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2003년 당시 주2회 결정은 미디어포교를 활성화하고 직원 복지향상 차원에서 진행했다고 관련자들은 주장하고 있다. 당시 상황이 진전됐다면 주3회 나아가 일간지 전환도 염두에 뒀다고 한다.

조계종이 기관지 축소발행을 결정하는 사이 천태종은 월 1회에서 주1회로 확대 발행을 결정했고, CBS는 경인민방컨소시엄을 장악한데 이어 최근부터 무료 일간지인 <노컷뉴스> 타블로이드판을 발행하는 등 미디어 선교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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