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존 여래불 왼쪽 이마위와 코, 입술들이 망치 등으로 맞아 최근에 깨어진 흔적이 역력하다.
백제의 미소로 불리우는 서산마애삼존불이 고의적인 훼손을 당한 흔적이 곳곳에서 발견돼 보존 대책마련이 절실하다.
불교닷컴 취재진이 유홍준 문화재청장과 불교계인사들의 방문에 앞서 현장을 찾은 결과 본존은 물론 좌우협시불에서도 최근에 망치 등으로 가격한 흔적을 여러곳에서 발견했다.
본존 여래입상의 경우, 왼쪽 이마 부분이 떨어져 나가 바위의 속살이 드러나 있었고, 코끝과 후광 왼쪽에도 5~6곳에서 정 등으로 쪼아낸 흔적이 역력했다. 오른쪽 보살입상은 눈 부위를 툭탁한 쇠붙이로 추정하는 물질로 깊이 찌른 흔적이 남아있었다.
이 사실을 처음 발견한 불교환경연대 집행위원 법응스님이 유홍준 청장에게 알렸고, 유 청장은 수경스님등과 세밀히 살편본 뒤 문화재청 보존과학처리실에 즉각 훼손 여부를 확인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 본존불 우측 보살입상의 팔 부분은 오래전에 잘려나갔으나 양쪽 눈은 최근에 쇠붙이로 찍어낸 흔적이 역력하다.
모 스님은 "설마 불교인이 불상을 훼손할 리는 없을 테고..."라며 타 종교인이나 무속인의 소행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법응스님은 "지난번 칼럼에서도 지적한 것처럼 감시카메라가 달려있긴 하지만 관광객을 가장해 누구나 접근 가능하고 실제 만질 수도 있도록 방치한 정부의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스님은 "사정이 이러함에도 불과 100여미터 부근에 폭파 등을 이용한 터널 관통을 한다는 것은 진정한 문화재의 가치를 폄훼하는 것"이라고 안타까워 했다.
또 다른 스님은 "서산마애삼존불은 문화재이기 이전에 불교계 성보인데, 서산시에 관리권을 넘겨 준 것은 부처님의 제자로서 뼈아픈 일"이라면서 "원초적인 잘못은 불교에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홍준 청장은 마애삼존불 관리를 수덕사에 맡게 해달라는 수덕사 신임 주지 옹산 스님의 제안에 대해 "지난 20년간 불교계가 한 일을 잘알고 있지 않느냐"는 말로 즉답을 회피했다.
▲ 유홍준 문화재청장과 수경스님이 전각안으로 들어가 인의적인 상처가 생긴 부분을 세밀히 살펴보고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