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대 대강백 무비 스님이 간화선 교과서 <서장(書狀)>을 쉽게 풀어쓴 책 <이것이 간화선이다>이 출간됐다.
<서장>은 대혜종고(1089~1163) 선사가 당대 지식인들에게 간화선은 무엇이고, 어떻게 참구해야 하는지 간화선 수행 방법을 구체적으로 가르쳐 준 편지글 65편을 모은 것이다.
<서장>은 편지글 특성상 간명직절하다. 대혜종고 선사는 편지를 통해 매우 자상하고 간절하게, 때론 사정없이 채찍질을 가하기도 하면서 간화선의 요지와 수행방법을 낱낱이 일깨웠다. <서장>을 간화선 교과서라 하는 것도 질문에 대해 마치 눈앞에서 직접 마주보듯 일일이 답변해 주었기 때문이다.
보조지눌 국사는 이통현의 <화엄론>을 좌측에 두고, 대혜 선사의 <서장>을 우측에 두고 공부했다고 할 정도로 <서장>을 중시했다. 그 후 서장은 강원의 사집과 교재로 간화선 수행의 지침서 역할을 해 왔다.
책은 <이것이 간화선이다>라는 책 제목처럼 간화선 창시자인 대혜종고 선사가 강조한 간화선법의 모든 것이 담겼다. 대혜(大慧), 큰 지혜라는 이름처럼, 이 책은 번뇌 망상을 부수고 바른 안목을 갖춰서 화두를 제대로 참구하여 수행할 수 있도록 이끄는 최고의 간화선 지침서다.
책을 펴낸 민족사 윤창화 대표는 “간화선은 수행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점검받는 게 아주 중요하다”며 “<서장>은 자상한 편지글인데다 스님들보다는 주로 당대 지식인들에게 일러준 내용이기에 일반인들이 더욱 이해하기 쉽다”고 말했다.
무비 스님은 머리말에서 “<서장>의 큰 뜻은 참선 공부에서 삿된 견해를 배척하고 바른 견해를 드러내는 데 있다. 참선 공부의 바른 견해는 곧 ‘깨달음으로써 법칙을 삼는다〔以悟爲則〕’라고 했다”고 말했다.
스님은 “깨달음을 법칙으로 삼는 선적인 삶은 자신을 감동하게 하고 타인을 감동하게 하며 살자는 것”이라며 “천만 번을 깨닫고 1700공안을 염주 꿰듯이 꿴다 하더라도 일상생활에서 이러한 정신으로 살지 못하면 그는 선을 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것이 간화선이다┃대혜종고 원저┃여천무비 역해┃민족사┃2만9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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