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취임사, ‘전통·문화 가치’ 없었다…35번 ‘자유’만 강조
윤석열 취임사, ‘전통·문화 가치’ 없었다…35번 ‘자유’만 강조
  • 서현욱 기자
  • 승인 2022.05.10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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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취임식서 ‘자유의 가치 재발견’ 강조…국정과제서 불교 공약 밀려나

윤석열 대통령 취임사에는 35번의 자유를 언급하면서도 전통·문화 가치를 강조하는 단어는 한 마디도 말하지 않았다. 대통령직 인수위에서 정리한 국정과제에서도 불교 및 전통문화 공약이 뒷전이었던 것과 마찬가지다. 윤석열 정부가 전통문화 정책은 물론 후보 시절 약속한 불교 공약 이행이 주목되는 부분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10일 취임식에서 “자유, 인권, 공정, 연대의 가치를 기반으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 국제사회에서 책임을 다하고 존경받는 나라를 위대한 국민 여러분과 함께 반드시 만들어 가겠다.”고 했다.

그는 우리나라 상황을 ‘민주주의의 위기’로 진단하고 가장 큰 원인을 ‘반지성주의’라고 지목했다. 그러면서 “과학과 진실이 전제된 합리주의와 지성주의가 민주주의를 지탱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자유’라는 보편적 가치를 정확히 인식하고 공유해야 번영과 풍요, 경제적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고도 했다.

취임사에서 ‘자유의 재발견’을 강조한 윤 대통령은 “지나친 양극화가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협해 과학·기술 혁신에 의한 빠른 성장 이룩하지 않으면 해결이 어렵다.”고 했다.

과거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경제부흥과 국민행복, 문화융성을 강조했었다. 박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5천 년 유·무형의 찬란한 문화유산과 정신문화의 바탕 위에서 이루어진 것”이라며 “새 정부에서는 우리 정신문화의 가치를 높이고, 사회 곳곳에 문화의 가치가 스며들게 하여 국민 모두가 문화가 있는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었다.

보수 정권인 박근혜 정부도 강조했던 ‘전통·문화 가치’는 윤석열 대통령의 관심 밖인 것으로 보인다. 과거 박근혜 대통령 후보의 불교 공약은 ‘현안 해결’에, 문재인 후보는 ‘현안 해결+불교의 사회적 역할’에 초점을 맞췄었다. 윤 대통령의 취임사에도 ‘문화’는 단 한 마디 언급이 없었고, 인수위가 정리한 110대 국정과제에서도 불교 공약은 뒷전이었다. 각종 불교악법을 고치려는 법률 개정안 대부분이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발의했고, 이를 본회의에서 처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5월 2일 정청래‧김영배 의원, 이규민 전 의원은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을 예방해 “전통문화 보존을 위한 내용들은 당 차원에서 잘 챙기도록 하겠다”고 재차 약속했다. 실제 정청래 의원이 문화재 관람료 국가 지원 방안이 담긴 문화재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했다. 원행 스님도 이를 치하했다. 지난 4월 4일 국회 봉회의에서 윤석열 당선자의 국민의 힘이 문화재관람료 징수 체계를 수정하는 문화재보호법 개정안을 상정하지 않았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의원이 발의한 ’문화재보호법 개정안‘이지만 윤석열 대선 후보가 공약으로 약속했던 것이어서 여야 합의로 국회 통과가 예상됐지만, 대선에서 승리한 국민의 힘이 조변석개(朝變夕改)의 태도로 이 법 개정안을 법사위에서 가로막았다. 결국 민주당 의원들이 나서 이 법 개정안을 국회서 가결시켰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확정한 110대 국정과제에서 대선 후보 시절 약속한 불교 및 문화유산 관련 공약 대부분은 국정과제에서 빠졌다.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지난 3일 발표한 윤석열 정부 110대 국정과제에서 불교 및 문화유산 관련 공약은 ‘전통문화유산을 미래 문화자산으로 보존 및 가치 제고’ 과제에 담겼다. ‘전통문화유산을 미래 문화자산으로 보존 및 가치 제고’ 과제는 문화재청이 인수위에 여러 차례 보고한 내용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담겼다고 보기 어렵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인 지난 2월 ‘윤석열 정책본부 문화유산진흥특별위원회’를 통해 크게 △전통사찰 및 전통문화유산 보존정책 강화 △국립공원제도 개선 △공공기관 종교 편향 근절책 마련 등을 불교 및 문화유산 분야 공약으로 발표했었다.

문화재청은 지난 3월 29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회복지문화분과 업무보고에서 ‘문화재 관리체계 혁신과 제도개선 방안’을 보고했다.

인수위는 이 방안을 근거로 ▴문화재 영향평가제도 도입 ▴구역별․유형별 문화재 보존관리 및 활용체계 전환 ▴미래 문화유산 발굴 및 관리의 포괄 관리체계 전환 ▴매장문화재 발굴조사비의 국가부담과 공공문화재 발굴기관 확대 등이 담겼다. 또 지역 관련 문화재 보존 연구기능 강화방안으로, ▴경주 등 문화재 연구개발 수요가 높은 지역의 연구기관 역량 강화 ▴제주 탐라 문화권 연구센터 건립 등을 논의했다.

여기에 무형문화유산 보존을 위한 문화재재단의 기능 강화를 위해 ▴단절 위기에 처한 무형문화유산의 특별지원 확대 ▴전통공예품, 공연을 현대적으로 응용한 작품의 제작, 유통 및 발표기회 확대 방안 등을 논의했다.

전통문화유산과 전통사찰 보존정책 강화를 위해서는 ▴문화유산의 포괄적 관리체계 전환 및 전담조직 신설 ▴신라 황룡사 및 백제 미륵사 등 국보급 문화재 복원 ▴팔만대장경 등 전통문화유산 디지털화 구축 지원 방안 등이 담겼다. 아울러▴대구 경상감영 복원 ▴울산 반구대암각화 보존 방안 ▴직지금속활자 세계화사업 추진 ▴경북지역 유네스코 지정 신청·홍보 방안 ▴제주 해녀의 전당 등을 점검했다.

인수위는 국정 비전 달성을 위해 정치·행정, 경제, 사회, 외교·안보 등 4대 기본부문과 미래, 지방시대 등 모두 6개 국정목표를 설정했다. 여기에 문화는 제외됐다. 윤석열 정부는 국정전략을 ‘국민께 드리는 약속’으로 정했다.

‘전통문화유산을 미래 문화자산으로 보존 및 가치 제고’는 6대 국정목표 중 ‘국정목표3 따뜻한 동행 모두가 행복한 사회’ 가운데 11번째인 ‘문화공영으로 행복한 국민, 품격있는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라는 약속에 포함됐다.

인수위는 “시대변화·미래가치·국제기준에 부합하는 미래지향적 국가유산 보호기반 조성”과 “현장 중심·수요자 중심의 문화유산 보존·활용으로 국민의 문화향유 증진 및 지역균형발전 제고”라는 실현 목표를 세웠다.

주요 내용은 ‘국가유산 체제’ 도입이다. 60년간 유지된 ‘문화재 체제’를 ‘국가유산 체제’로 전환한다는 것. 문화재 명칭·분류체계를 국제기준 등에 따라 개편하고 법·조직 체계를 정비한다.

인수위는 “재화 개념인 ‘문화재’를 역사‧정신을 아우르는 ‘국가유산’으로 변경하고 ▴문화유산 ▴자연유산 ▴무형유산으로 분류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같은 과제는 이미 이전 정부 시절에도 종교 문화계의 개선 요청에 문화재청이 ‘국가유산청’ 설립을 검토 논의해 왔다. 윤석열 정부의 획기적 문화정책으로 마련되지 않고 문화재청의 보고 사항을 반영했다고 볼 수 있다.

인수위는 권역별, 포괄적 보호체계 도입으로 사각지대의 비지정 미래유산 보호기반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청와대 개방으로 내년부터 2026년까지 청와대 내 핵심유적 발굴 및 복원·정비 사업을 추진한다.

문화재 규제 개선을 위해 문화재 주변 규제지역 주민 지원사업 방안을 내년부터 마련한다. 발굴조사비와 진단 비용의 국가 지원을 확대하고, ‘지표조사’와 ‘현상변경 허가’를 통합하는 문화재 규제 일원화도 시행한다.

불교와 직접 관련 정책으로는 전통사찰의 농지취득 관련 제도 개선 추진과 문화유산 디지털 대전환 등이다.

인수위는 ‘전통문화유산 보존·전승 강화’를 위해 전통문화유산 보수 정비 지원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단절 위기에 처한 무형문화유산의 안정적 전승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전승공동체 육성 및 전승취약 종목 맞춤형 지원 등도 약속했다.

문화유산 디지털 대전환을 위해 황룡사지·미륵사지 등 대표 유산 디지털 복원, 팔만대장경 등 지정문화재 디지털 DB 구축으로 보존·활용기반 확대를 담았다.

국정과제에 결국 전통사찰이 꼭 필요한 전기요금 체계 개선, 전통사찰 보수정비 자부담 철폐등은 담기지 않았다. 전통사찰의 농지취득 관련 제도 개선, 전통문화유산 보수정비 지원 단계적 확대 등을 언급했을 뿐 전기요금 체계 개선 등 주요 현안들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국립공원제도 개선 약속도 없었다. 공원문화유산지구지역 확대 및 예산 증액, 사찰림 보호‧보존 공약도 없다. 1·21 전국승려대회의 주요 이유로 언급된 공공영역 종교편향 근절 약속 역시 국정과제에는 없다. 공무원의 종교편향 처벌조항 강화, 종교평화위원회 신설, 용산공원 복원과 관련해 종교시설간의 형평성을 고려 등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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