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이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 '직지'를 소장한 프랑스에 '직지' 사상을 알렸다.
조계종 총무원 사회부장 성공 스님 등이 프랑스 현지를 찾아 지난 25일 불어본 <직지> 출판기념회를 개최했다.
행사에서 성공 스님은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의 발간사 대독을 통해 "직지의 존재를 세상에 알려준 곳이 프랑스이므로, 직지 불어판 발간은 더 각별한 의미"라면서 "직지가 불교라는 특정 종교 신자 여부를 떠나 세계 인류를 행복한 삶으로 안내해주는 지침서, 길잡이 역할을 훌륭하게 할 것"이라고 했다.
전해웅 주프랑스 한국문화원장은 "직지가 불어본으로 간행되어 프랑스인들도 직지의 내용을 읽을 수 있게 됨으로써 한국학 발전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축사했다.
행사에서는 번역자 브뤼느통 야닉 교수(파리제7대학)가 직지의 주요 내용을 대중강연했다. 행사에는 100여 명이 참석했다.
야닉 교수는 "'직지'는 ‘선불교의 교과서’라고 할 수 있다. 누구나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가 담겨있다"고 했다.
조계종은 <직지> 번역본 출간에 맞춰 번역서를 프랑스국립도서관, 기메동양박물관, 유네스코 한국대표부 등을 방문하여 전달했다.
조계종은 "향후 직지의 현존하는 세계 최고 금속활자의 인쇄학적 가치뿐만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선불교 사상을 알리는 한편 프랑스의 철학과 상호 교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자평했다.
'직지'는 세계 최고 금속활자 인쇄물이다. 고려 말인 1377년 청주 흥덕사에서 발간됐다. 1445년 간행된 서양 대표 금속활자본인 구텐베르크 성서보다 78년 앞섰다. 박병선 박사(1923~2011) 프랑스 국립도서관 서고를 정리하다 '직지'를 발견했다.
'직지'는 2001년 유네스코(유엔 교육과학문화기구)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고 현재는 프랑스 국립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다. 초대·3대 주한 프랑스 공사를 역임한 콜랭 드 플랑시가 우리나라에서 수집해 19세기 말 프랑스로 가져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1911년 파리 경매장에 나와 골동품 수집상인 앙리 베베르가 180프랑을 주고 구입해 1952년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기증했다.
우리나라는 '직지' 존재를 확인한 후 그동안 프랑스에 수차례 '직지'의 국내 대여를 요구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프랑스 측은 한국법에 해외유출 문화재 압류 면제 조항이 없다는 이유 등으로 국내 대여를 거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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