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응천 문화재청장이 (경주에 있던) 청와대 불상 이전은 불교계 결정에 따르겠다고 했다.
최 청장은 9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을 찾아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에게 이같이 말했다.
이 발언은 배석한 총무부장 삼혜 스님이 "청와대 개방 후 청와대 미남불을 경주로 이전하자는 주장이 제기되자"고 질의한데 답한 것이다.
하지만,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미남불이 청와대에 그대로 남아있기를 바랬다.
원행 스님은 "청와대 불상은 일본 강점기 현 위치로 이운됐다. 어디에서 왔는지 알 수가 없다. 청와대에 이운된 역사성이 있으니 그 자리에 계속 계셨으면 한다는게 우리 입장"이라고 했다.
하루 전인 8일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1989~1994년 도난 당했다가 2016년부터 회수한 불교문화재 7건 25점을 원봉안처로 돌려보냄을 부처님에 고하는 환수 고불식에서 "성보는 소중한 문화유산이자 예경 대상이다. 도난과 훼손으로부터 성보를 지키기 위해 종단은 힘써 왔고 적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 제자리로 돌아오지 못한 성보가 원봉안처로 돌아와 예경을 받을 수 있도록 사부대중 모두가 관심을 갖자"고 했다.
청와대 미남불로 불리는 불상은 이거사터에서 옮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1912년 조선총독 데라우치 마사타케가 경주에서 본 뒤 데라우치는 불상을 서울 남산 총독관저 왜성대(옛 남산 안기부 자리)로 옮겼다. 1939년 총독관저가 북악산 아래(청와대 자리)로 이사하면서 불상도 함께 옮겨졌다. 1989년 대통령 관저가 신축됐고, 불상은 북악산 방향 100m 올라간 지점에 현재 미남불이 있다. 경주시 등 불상이 있던 지방자치단체는 미남불의 환귀본처를 요구하고 있다.
한편, 15일 조계사 주지 지현 스님 등 조계사 사부대중은 청와대 미남불을 찾아 참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