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글자로 불교 배우기
두 글자로 불교 배우기
  • 조현성
  • 승인 2014.08.02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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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섭 스님, 불교용어 49개 엮어

가섭 스님은 대한불교조계종 교육원에서 승가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스님들 교육을 담당하던 스님이 재가불자를 위한 책을 펴냈다. <두 글자로 깨치는 불교>이다.

책은 절집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말, 그것도 두 글자로 된 단어만을 모아 엮었다. 불교를 쉽게 이해하는데 이보다 쉬운 접근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저자는 절집에서 날마다 주고받는 ‘두 글자’ 불교용어에 천착해, 우리네 삶과 밀착된 친근한 해설로 풀어준다.

저자는 현재 전국 사찰에서 신행되어지는 생생한 불교의 모습을 다양한 키워드로 풀고, 삶을 청조적으로 개척해나가는 힘과 용기를 북돋아 주는 설명을 더했다. 여기에는 적절한 경전 인용을 통해 불교가 어떤 종교이고 사상적 토대가 무엇인지도 담겼다.

저자는 “가슴 한 켠에 숙제처럼 해묵은 짓누름이 있었다. 스님들의 전반적인 교육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승가교육 현장에서, 신도들의 신행생활을 이끄는 사찰 주지로서, 어렵고 소외된 이웃을 도우며 함께하는 복지관 관장으로서, 불교종책 연구에 정진하는 연구소 소장으로서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 불교를 쉽게 전해줄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해 왔다”고 했다.

이어 “대중과 소통하는 불교 현장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불교는 어렵고 재미없으고 고리타분하다는 인식을 바꿔주는 것이었다”며 “불교에서 자주 쓰는 용어들을 요즘말로 쉽게 해설한다면 부처님 가르침에 좀 더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가섭 스님은 1994년 태현 스님을 은사로 해인사에서 출가해 중앙승가대를 졸업하고, 동국대 불교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서울노인복지센터 관장을 역임하고, 현재 대한불교조계종 교육원 교육국장, 불교미래사회연구소 소장, 한솔종합사회복지관 관장을 맡고 있다.



책 가운데

해인사 행자 시절 합장하는 방법을 배웠다. 손바닥을 합쳐 명치 끝에 위치하게 하며 열 손가락은 물샐틈없게 한다. 서 있을 때 두 발은 나란히 병족을 하며, 걸어다닐 땐 차수를 하는 위의威儀를 몸으로 체득했다. 지금 생각하면 조금은 경직된 자세이긴 하지만, 행동을 단속하며 마음이 단속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합장 자세를 바르게 하면, 그만큼 신심과 환희심이 모아진다는 사실을 경험하였다.
합장할 때 잠시라도 새끼손가락이 벌어지면 망상妄想을 피운다고 꾸중을 듣던 시절이었다. 바른 자세가 익숙해질 때까지 합장 자세를 곧추세우며 몸과 마음을 단속하였다. 지금 생각하면 합장으로 수행자의 길을 열었던 것 같다. 합장의 바른 자세는 마음의 간절함과 비례한다. 간절한 만큼 손을 모으고, 지극한 만큼 바른 자세가 나온다. 그래서 합장 자세는 그 사람의 종교적 신념과 의지의 표현이라고 한다. 세월이 흐르면서 행자 시절의 합장 자세가 점점 흐트러져, 단정함을 잃을 때가 간혹 있다. 그럴 때마다 행자 시절 엄하게 배우던 그 마음과 행동을 떠올리며 합장한 손을 바로 세우게 된다.
-합장, 77~78쪽

숨이 턱에 받치는 열대야가 대지를 휘감는 삼복더위에도 각 사찰에서는 하안거와 백중기도로 여념이 없고, 사부대중은 한결같은 정진으로 더위를 이겨낸다. 여름휴가를 맞은 신도들은 전국의 각 도량을 찾아 정진精進하며 돈독한 신심으로 부처님의 향기에 흠뻑 젖는다.
비오듯 땀방울을 흘리며 간절한 마음으로 정진하는 모습은 누구에게나 환희와 감동을 선사한다. “비록 사람이 백 년을 산다 해도 게으르고 부지런히 정진하지 않으면 단 하루를 살아도 부지런히 노력하고 열심히 정진하는 것만 못하리라.”는 『법구경』의 말씀처럼 정진은 깨달음을 얻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정진 122~123쪽

계절의 변화는 자연으로 하여금 무상無常의 가르침을 산하대지에 각양각색으로 펼쳐 보인다. 특히, 우리나라 사계절은 각기 그 빛이 달라 철마다 생멸의 변화를 볼 수 있어 멋과 의미를 한층 더한다.
한시도 멈추지 않고 변화하는 현상을 보며 덧없음을 곱씹는다. 무상하기에 우리의 현실은 생멸을 거듭한다. 그래서 괴로운 것이다. 그럼에도 무상한 현실을 순간순간 잊고 산다. 영원불변의 고정된 실체가 없다는 무상에 대한 통절痛切한 인식 없이, 현상적인 모습에 집착하고 그것이 영원한 것으로 착각한다.
-무상, 192쪽

모든 인연은 모였다가 흩어지게 마련이다. 인연의 모임은 흩어짐으로 끝이 있고, 그 끝은 또 다른 인연을 잉태하는 힘을 갖는다. 불교에서 끝은 영원한 끝이 아닌 새로운 인연을 불러오는 씨앗이 되어, 우리의 생각과 생명을 움트게 한다. 그러므로 모든 인연의 마무리는 아름답고 좋아야 한다. 그것을 선근공덕 회향이라 한다.
좋은 인연을 맺고도 끝이 좋지 않아 모든 것을 망치는 경우가 있다. 이는 그간 쌓아온 모든 공덕을 잃을 뿐 아니라 더 나아가 사람까지 잃게 된다. 또한 그런 경험은 또 다른 인연을 이어가는 데 나쁜 영향을 미친다. 좋은 회향을 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굳은 다짐의 입재보다 중요한 것이 아름다운 회향廻向이다. 옛 성현들이 좋은 회향을 간곡히 당부한 것도 어쩌면 이 때문일 것이다.
-회향, 212~213쪽

 

두 글자로 깨치는 불교┃가섭 스님 지음┃불광출판사┃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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