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율을 잘 지키는지 항상 살펴라 4
계율을 잘 지키는지 항상 살펴라 4
  • 하도겸 칼럼니스트
  • 승인 2015.06.29 1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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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으로 보는 입보리행론 14

죽음이 찾아와 독수리가 시체에 붙어있는 고기살점을 탐하여 서로 쫓으며 뜯어먹는 것을 보면서도 (남의 일로 받아들여) 마음은 그다지 혐오스러워 하지 않을 거면서, 지금 어찌하여 이 몸에는 그토록 집착하는가?
이 몸을 자신의 것이라고 집착하여 마음은 어찌 그토록 그 몸을 지키려고 하는가? 몸과 마음은 둘로 서로 각각 별개의 것인데 이 몸을 그토록 보호하는 것이 마음에 무슨 이익(소용)이 있는가?

마음이여! 어리석게도 너는 어찌하여 나무와 같이 깨끗하면서도 결국 더럽게 썩어 갈 오물덩어리며 악취나는 몸뚱이만 집착해서 대체 무엇을 하려는가?

우선 마음속으로 먼저 그 몸뚱이의 살갗 껍질을 차례대로 하나씩 벗겨 보고 살과 뼈가 그물처럼 이어진 부분들도 지혜의 칼로 한 면씩 잘라 분리해 나누어 봐야 합니다.

뼈까지도 따로 추려내고 골수의 속까지 보면서 ‘여기 어디에 실체가 있는지’ 스스로 직접 따져 봐야 합니다.

이와 같이 아무리 애써 찾아봐도 몸뚱이에서는 어떤 근본실체도 찾지를 못합니다. 그런데도 어찌하여 여전히 이 몸을 지키려고 그토록 집착하는가요?

불결한 이 몸은 먹을 수 없습니다. 피도 마실 수도 없으며 내장 또한 삼킬 수 없는데 대체 이런 몸을 어디에 쓰려고 그렇게 아끼는가요?

결국 죽고나면 독수리나 승냥이의 먹이가 됩니다. 그런데도 이 몸을 지키는 데 집착을 갖는 것이 마땅한가요? 모든 인간의 몸은 중생들의 행복을 위한 선행을 배우고 베푸는 데에만 쓰여야 합니다.

그대가 그토록 지키고 또 지켜도 죽음의 저승사자가 무자비하게 빼앗아가서 독수리나 승냥이에게 던져 줄텐데 그때 당신들은 어찌할 수 있겠습니까?

주인의 말을 안따르고 제멋대로 구는 종에게 굳이 옷이나 품삯을 주지 않는 법입니다. 그런데 이와 같이 몸뚱이는 돌봐줘도 제멋대로 결국 다른 곳으로 가버릴텐데 그대는 어찌하여 고생스레 지치도록 돌보고 있는가요?

그런데도 몸뚱이에게 품삯을 주며 돌보고 싶다면 이제부터는 자신의 뜻에 따라 남들을 위해 일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런데도 말을 안듣고 제멋대라면, 아무데도 쓸모없는 몸에는 더 이상 아무것도 주지 말아야 합니다.

이 몸을 이생에서 왔다가 가는데 의지하는 수단으로서 나룻배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단지 잠시 사용하는 것일 뿐이니, 중생의 모든 행복을 성취시키는 보배로운 몸(如意身)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이와 같이 몸뚱이에 얽매임 없이 자유로워져서 언제나 미소를 지으며 웃으며, 화난 표정과 찡그린 인상을 쓰지 말며 온 세상 사람들에게 진실하게 먼저 인사하는 그런 친구가 되어야 합니다.

의자 같은 가구들을 옮길 때는 조심성 없이 끌어 거친 소리를 내지 않게 해야 하며, 문도 세게 꽝꽝 두드리거나 열고 닫지 말아야 하며 항상 조용히 조심스럽게 해야 합니다. 물새나 도둑·고양이는 소리 없이 눈에 띄지 않게 숨어있다가 슬그머니 먹이를 낚아채듯이 훔쳐서 원하는 것을 이루듯이 보살이 되려는 우리들도 역시 항상 이와 같이 행해야 합니다.

지혜롭게 남에게 충고하고 격려하며 청하지 않아도 도움을 베풀고자 충고의 말을 해주면, 기꺼운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하며, 항상 중생들을 존경과 겸손으로 모시고 배우며 모든 이의 제자가 되어야 합니다.

모든 바른 말을 선한 말씀으로 여기고 감사해야 하며, 복을 짓는 행동을 보면 수희찬탄하며 함께 기뻐해야 합니다.

사람이 없을 때 다른 이의 숨겨진 덕을 칭찬할 때는 함께 거들으며 기뻐해야 하며, 자신이 칭찬받을 때는 자만하지 말고 그런 덕이 정말 자신에게 있는지 잘 살펴야 합니다.

보살이 되려는 우리의 모든 노력과 행동은 중생 모두의 행복을 위한 것이어야 합니다. 이것은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고귀한 행으로 다른 이가 이런 덕행을 했다면 따라서 기뻐합니다. 나아가 그 안에서 행복을 찾아 함께 기뻐해야 우리도 행복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해야 이생에서도 해가 되지 않을뿐더러 내생에는 큰 행복을 누릴 것입니다. 그렇지 못하면 이생에서는 허물들 때문에 기쁨은 없어지고 오직 고통뿐만 남으며 내생 역시 고통스러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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