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도사가 알아서(?) 의전했다"는 갑질성 답변이 홍준표 경남도지사 부인을 수행한 공무원 입에서 나왔다.
이같은 발언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스님은 "우리 통도사를 알로(얕잡아)본 것 아니냐"는 평가를 해 귀추가 주목된다.
경남도청 관계자는 3일 홍준표 경남지사 부인이 휴무일인 토요일 오전에 도청 문화예술과장 등 7명을 대동해 통도사를 방문해 물의를 빚고 있다.
통도사는 경남도청으로부터 매년 문화재 개보수비와 각종 내용의 관리감독을 받고 있어 사실상 을의 입장이다.
홍지사 부인 일행은 이날 오전 10시 50분 경 통도사 총무국장 도문스님이 영접하는 가운데, 방장 원명스님과 주지 영배스님 그리고 서운암 성파 큰스님 등을 차례로 친견했다. 통도사는 홍지사 부인 일행에게 오찬까지 내놨다. 홍지사 부인은 배 상자를 선물로 들고 왔다.
휴일에 공무원 등을 대거 대동해 통도사를 방문한 사유를 묻는 <불교닷컴>에 도청 관계자는 "(공무원)모두가 불자이고, 문화재가 있어서 둘러 보는 차원이었다"라고 밝혔다.
이에 <불교닷컴>이 "방장스님과 주지 스님 등을 뵙는 것이 문화재 둘러보는 차원이냐"는 질문에 "그렇다. (통도사 자체가) 문화재다"라고도 말했다.
<불교닷컴>이 입수한 '영축총림 통도사 경상남도 도지사 사모님 방문계획'에는 도청공무원의 주장처럼 문화재를 면밀히 살펴 보는 계획은 전혀 잡혀 있지 않다.
양산시가 작성한 홍지사 부인 통도사 방문계획 내용에는 '주지스님 친견 및 차담'과 수행자로 (경남)도 문화예술과장, 주무관 등의 이름과 전화번호 등이 명기되어 있을 뿐이다.
또 10시에 (도지사)관사를 출발 11시부터 12시까지 '통도사 주지스님(영배스님) 친견 및 오찬 공양', 12시 5분부터 오후 1시까지 '서운암 큰스님 친견 및 차담' 오후 2시 관사도착이 전부다.
<불교닷컴>의 "공무원들이 출장명령서를 끊고 지사부인을 수행했느냐"는 질문에 도청 관계자는 "모두 자원해서 나왔다"며 "통도사와 양산시가 알아서 의전을 했다"고 했다.
이와관련 통도사 주지 영배스님은 <불교닷컴>에 "(홍지사 부인의 마음이)심란하니까 기도하러 왔겠지"라고 지사 부인의 방문 의미를 설명했다.
한편 이날 홍지사 부인의 통도사 방문 소식에 대다수 불자들이 부정적 시각을 드러내는 가운데 "통도사를 물로 보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