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봉 큰스님이 즐겨 부르던 노래(법성게) '멍텅구리' 를 아시나요?
시대가 하도 수상하니 새롭게 재조명되고 있다.
멍텅구리는 '뚝지'라는 도칫과의 바닷물고기 별칭이다. 몸이 통통해서 아주 못생긴 데다 동작마저 굼뜨고 느리다. 그래서 아무리 위급한 때라도 벗어나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한번 바위에 붙으면 '날 잡아 잡수시오'하고 떨어질 줄 모른다. 사람이 다가가도 도망가지 않고, 어부가 실수로 바위에 떨어뜨려도 몸을 움직여 살 궁리를 하지 않는 묘한 특성을 갖고 있다.
언제부턴가 사람들은 판단력이 약하고 시비를 제대로 모르는 '뚝지'같은 사람을 멍텅구리라고 했다.
그러나 진짜 멍텅구리는 돈과 권력 심지어 폭력성향의 굴레에 사는 현대인들이 아닐까?
무차별한 용서와 화해가 필요하기에 '멍텅구리'노래가 뜨고 있다.
<멍텅구리>
멍텅구리 멍텅구리
모두 모두가 멍텅구리
온 곳을 모르는 그 인간이
갈 곳을 어떻게 안단말가
온 곳도 갈 곳도 모르누나
그것도 저것도 멍텅구리 멍텅구리
올 때는 빈손에 왔으면서
갈 때에 무엇을 가져갈까
공연한 탐욕을 부리누나
그것도 저것도 멍텅구리 멍텅구리
백년도 못사는 그 인생이
천만 년 죽지를 않을처럼
끝없는 걱정을 하는구나
그것도 저것도 멍텅구리 멍텅구리
세상에 학자라 하는 이들
동서에 모든 걸 안다하네
자기가 자기를 모르누나
그것도 저것도 멍텅구리 멍텅구리
멍텅구리 멍텅구리
모두 모두가 멍텅구리 멍텅구리
진공묘유 못 간 그 인생이
어떻게 영생을 어떻게 말하는가
끝없는 윤회만 하는구나
모두 모두가 멍텅구리
'멍텅구리' 노래를 처음 부른 분은 경봉(鏡峰)스님이다. 경봉스님은 1892년 출생, 16세에 통도사에서 성해(聖海) 선사 회상에서 출가해 평생 화두를 참구하며 후학을 제접하고 대중을 지도했다.
스님은 통도사 불교전문강원 원장(1932년), 통도사 주지(1935년, 1949년) 조선불교중앙선리참구원 이사장(1941년) 등을 역임하고. 1953년 극락호국선원 조실로 추대됐다.
경봉스님은 1982년 7월 17일(음 5월27일)에 문도들에게 아 "야반삼경(夜半三更)에 문빗장을 만져 보거라"라는 임종게를 남기고 원적에 들었다. 세수 91세, 법납 75세.
저서로 법어집 <법해(法海)>, <속법해(續法海)>, 시조집 <원광한화(圓光閒話)>, 유묵집 <선문묵일점(禪門墨一點)>, 서간집 <화중연화소식(火中蓮花消息)> 등이 있다.
멍텅구리 노래 제작시기가 정확히 언제인지 문헌적으로 기술되어 있지 않으나, 최근에는 종범스님이 즐겨 부르고 있으며 찬불가로도 급부상 애송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