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도 시주해야, 바른 본 보이고 싶었다"
"스님도 시주해야, 바른 본 보이고 싶었다"
  • 조현성
  • 승인 2017.05.30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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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가사 장삼 공승제' 봉행하는 원욱 스님

해마다 백중이면 대만에서는 재가자들이 스님들을 우러르며 공양물을 올린다. 스님들이 부러워하던 대만의 공승제가 한국에서도 봉행된다. 목동 반야사 원욱 스님(사진)에 의해서다.

2주 만에 100여 명 동참

원욱 스님은 대만의 공승제에서 큰 감동을 받고 귀국했다. 스님들에게 가사 장삼을 올리겠다는 원을 세웠다. 2주 만에 100여 명이 동참했다.

1인 1스님 가사 장삼 한 벌을 원칙으로 하되, 형편이 여의치 못한 경우에는 한 명은 가사를, 한 명은 장삼을 고양했다. 가사 장삼 공양은 동학사 승가대학 학인스님들과 선방 비구스님 등이 받는다.

원욱 스님은 가사 장삼을 공양 받을 스님의 몸에 맞추고, 가사에는 공양 받을 스님의 승적번호를 일일이 새겼다. 가사들은 공승제에 앞선 다음달 7일 복동 반야사에서 일초 스님을 증명법사로 점안식을 한다.
 
'100인의 불자가 100인의 스님에게 올리는 가사 장삼 공승제'는 그렇게 준비됐다.

승려답게, 재가자다운 계기되길

스님은 30일 인사동에서 기자들을 만나 나눔의 중요성을 말했다. "출가자가 줄고 있는 때, 공승제를 통해 승려로서 멋지게 사는 법을 일러주고 싶었다. 재가자에게는 신행의 안목을 넓힐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신도들과 이번에 가사 장삼 공양을 올리면서 개인 기복은 바라지 않기로 다짐했다. 청정한 스님에게 청정한 마음으로 청정한 공양을 올리는 것뿐이다"고 했다.

신도들은 가사 장삼을 마련한 공승제에 원욱 스님은 스님이 1000일 동안 기도 법문 했던 <화엄경>을 <나를 바꾸는 화엄경> 제하의 책으로 엮어 함께 공양한다. 

스님은 "가사 장삼은 스님의 겉모습을, <화엄경>은 스님의 내면을 상징한다고 할 수 있다. 지혜와 실천의 의미로 가사와 <화엄경>을 함께 공양한다"고 했다. 이날 공승제에는 가사 장삼과 <화엄경> 외에도 스님들의 저녁공양까지 모두 7가지 공양이 올려진다.

그러면서 "<나를 바꾸는 화엄경>에는 지면 제한상 원고지 1만매 분량의 강의를 모두 담지 못했다. 원하는 스님이라면 누구나 <화엄경> 강의를 할 수 있도록 책에 미처 못 담은 강의록 전부를 모두 배포할 것"이라고 했다.

▲ 사진=민족사

나는 스님보다 포교사

원욱 스님은 서울 목동의 포교당 반야사를 20년 가까이 운영해 왔다. 어린이 포교부터 시작했던 스님은 지금도 스님이라기보다 포교사로 불리는 것이 좋다고 했다.

스님은 "반야사 신도들도 처음에는 모두 하소연만 늘어놓는 '징징보살'이었다. 기도와 경전 공부를 통해 '일체유심조'를 알고 나눔으로 이를 실천하면서 모두들 달라진 삶을 살고 있다"고 했다.

스님은 "나부터도 스님으로서 나눔의 소중함을 잘 모르고 살았다. 십수년전 선암사 불화를 보다가 600년 전 스님이 시주한 화기를 보고 '스님도 보시를 해야 한다'는 당연한 사실을 깨달았다"고 했다.

스님은 "불자라면 누구나 한손에는 승가를 위한 '보시', 다른 한 손에는 나보다 어렵고 힘든 이웃을 위한 '기부'를 실천하면서 살아야 한다. 기부는 금을 캐는 것과 같아서 매달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조금씩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그러면서 "작은 포교당 반야사에서 화려하지도 누추하지도 않게 시작한 공승제가 한국 불교 곳곳에서 끊임없이 이어지는 아름다운 풍습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13일 오후 2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있을 '100인의 불자가 100인의 스님에게 올리는 가사 장삼 공승제'는 ▷가사 장삼 공양 의식 ▷삼귀의 ▷일초 스님 등의 축사 ▷원욱 스님의 경과보고 ▷무비 스님 법문 ▷<나를 바꾸는 화엄경> 봉정식 ▷출판기념회 ▷국제선센터 합창단 축하공연 ▷사홍서원 순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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