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100주년 "민족 화해, 종교 화합"
동국대 100주년 "민족 화해, 종교 화합"
  • 구호명
  • 승인 2006.05.08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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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기념 행사..."새로운 100년을 맞자" 축제분위기

동국대가 8일로 개교 100돌을 맞았다.

동국대는 이날 오전 10시30분 서울 중구 필동 캠퍼스에서 '건학 100주년 기념식'과 '동국 백년비' 제막식을 가졌다. 기념식은 1906년 5월 8일 개교한 동국대의 첫 입학생인 만해(萬海) 한용운을 기리기 위해 만든 '만해광장'에서 열렸다. 기념식에는 법전 조계종 종정, 천태종 총무원장 정산스님, 박경조 성공회 주교, 한광도 천도교 교령 등 종교계 인사를 비롯해 김진표 교육부총리, 정운찬 서울대 총장, 이어령 이화여대 석좌교수,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김진선 강원도지사 등 외빈과 학생, 교직원 등 1,500여명이 참석했다.

홍기삼 동국대 총장은 "묵은 100년을 뒤로하고 새로운 100년을 향해 나아가자"고 밝히고 조선불교도연맹의 축하메시지에 화답하는 뜻으로 '민족의 화해, 종교의 화합을 위한 평화선언문'을 발표했다.

기념식 제막식 열린음악회 등 '풍성'

동국대는 35년 입학생인 미당 서정주 시인이 생전에 남긴 '100주년 축시'를 낭독했다. 동국대를 상징하는 '햇빛 밝은 동쪽의 아침 나라'라는 시행도 포함돼 있다.

본교 정문 앞에서는 '동국 백년비' 제막식이 열렸다. 가로 3.6m, 세로 6m 크기의 기념비에는 동국의 발전 염원이 담겨 있다. 건학 100주년 기념우표도 발행했다. 기념우표 액면가는 220원으로 8일부터 전국 우체국에서 구입할 수 있다. 발행량은 총 160만장이며 전지는 낱장 20장(4×5)으로 구성돼 있다. 기념우표는 동국대의 대표적 건물인 ‘명진관’을 표현하고 있다. 이규태 서울체신청장은 건학 10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 홍기삼 총장에게 우표를 전달했다.

동문(체육교육과 83학번) 산악인 박영석(43)씨는 100돌 잔치에 맞춰 에베레스트 정상 등정에 나선다. 세계 최초로 산악 그랜드슬램(히말라야 8000m급 14좌, 세계 7대륙 최고봉 완등, 남.북극 횡단)을 달성한 박씨는 미리 에베레스트 정상 근처에 캠프를 설치하고 정상공격을 기다리고 있다. 이어 9일에는 열린음악회, 13일에는 재학생과 동문이 함께 어울리는 동국인 한마당 축제가 열린다.

1906년 불교계 선각자들이 세운 명진학교가 모태

구한말 한반도가 격정의 시기에 휘말려 있을 무렵인 1906년 5월 8일 전국 17개 사찰의 불교계 선각자들이 '교육구국'을 내걸고 세운 명진학교(明進學校)가 동국대의 모태다. 명진학교는 1900년대 신불교운동을 전개하던 홍월초(洪月初·초대 이사장)·이보담(李寶潭·초대 교장) 선생의 주도로 사찰 중심의 불교 교육에서 벗어나 근대적인 불교 교육을 도입하기 위해 설립된 학교다. 불교의 자비정신으로 설립한 상아탑이나, 항일운동을 했다는 이유로 두 차례(19, 44년)나 강제 폐교당하기도 했다. 명진학교는 불교사범학교.중앙불교전문학교.혜화전문학교 등으로 이름이 바뀐 뒤 46년 9월 20일 동국대로 이름을 바꿨다. 53년 종합대로 승격하면서 일반인도 입학하기 시작하고 사학 명문으로 발돋움했다.

현재의 이름인 동국대학은 1946년 9월에 지었다. 서정주 시인은 1996년 5월 개교 100주년을 앞두고 지은 축시(祝詩)에서 “〈햇빛 밝은 동쪽의 아침나라〉라는 뜻으로 동국대학교라는 이름을 지녀 내려 온”이라고 써 그 뜻을 풀이했다.

불교 정신을 건학 이념으로 갖고 있는 동국대 곳곳에는 불교의 자취가 남아 있다. 동국대의 상징적인 건물인 명진관 앞에는 불교의 기본 교리인 ‘팔정도(八正道)’를 상징하는 정원이 조성돼 있다. 팔정도란 중생이 고통의 원인인 탐(貪) ·진(瞋) ·치(痴)를 없애고 해탈(解脫)하여 깨달음의 경지인 열반의 세계로 나아가기 위해서 실천수행해야 하는 8가지 길 또는 그 방법을 말한다. 이 정원의 길이 8갈래이고, 정원 이름도 팔정도다. 팔정도 가운데 불상이 있고, 그 앞에는 대학의 상징인 코끼리 조각상이 있다. 코끼리는 부처의 탄생 설화에서 유래했다. 교화(校花)는 연꽃이다.

문인 대중예술인 경제인... 인재배출의 요람

한 세기 동안 동국대는 약 20만명의 졸업생을 낳았고 종교·문학·연예·스포츠·법조·경제 분야 등에서 숱한 인재들을 배출했다.

특히 동국대는 문인(文人)의 요람으로 유명하다. 만해(萬海) 한용운은 1906년 설립 첫 해 입학생이다. 이미 출가해 있던 한용운 선생은 당시 불교계 교육기관으로 설립된 명진학교에서 수학한 뒤, 일제하 우리 민족을 이끄는 정신적 지도자로 발돋움했다. 1919년에는 민족대표 33인의 한 사람으로서 독립선언서 낭독에 참여했고, 1926년에는 시집 ‘님의 침묵’을 발표했다.

미당(未堂) 서정주 시인은 1935년 입학생이다. '국화 옆에서' '귀촉도' 등 시간의 침식에도 사그라들지 않는 명시를 남긴 미당은 1936년 등단해 2000년 사망할 때까지 65년간 왕성한 작품 활동을 했다. 청록파(靑鹿派) 시인 조지훈은 서정주 시인의 동국대 3년 후배. 조 시인은 나중에 고려대에서 교편을 잡았다. 리얼리즘 세계를 추구한 시인 신경림, 여류 시인인 문정희 동국대 석좌교수, '장길산'의 소설가 황석영, 동화작가 정채봉, '태백산맥'의 소설가 조정래가 선배문사들의 문맥을 이었다.

동국대 인맥의 다른 한줄기는 국내 대중 예술계다. 1960년 연극영화과가 설립된 이후 숱한 스타들이 이 학교를 거쳐 탄생됐다. 탤런트 이덕화·고현정·채시라, 개그맨 이경규·이경실, 영화배우 최민식·한석규·박신양·김혜수·이미연·전지현, 가수 에릭·강타·채정안 등이 동국의 학적을 갖고 있다. 얼마 전 타계한 탤런트 김무생씨와 개그맨 김형곤씨도 동문이다. 신예 대중예술인들은 오늘도 연극영화학부에서 끼를 불사르기 위해 수학중이다.

경제인 가운데도 두각을 나타내는 동문들이 많다. 정상영 KCC 명예회장, 정연주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박준형 신라교역 회장, 차중근 유한양행 사장, 신준호 롯데햄롯데우유 부회장, 전순표 세스코 회장, 하원만 현대백화점 사장, 서정호 소피텔앰배서더호텔 회장 등이 각 기업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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