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더불어민주당 공천을 받지 못한 조길형 영등포구청장이 지난 15일,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조 구청장은 지난 15일, 무소속 출마 기자회견을 통해 "눈물 머금고 민주당을 잠시 떠난다"며 "영등포구청장 후보 공천 과정에서 민주주의, 공정, 평등, 정의가 사라지는 일이 벌어졌다"고 밝혔다.
지난달, 민주당은 채현일 전 청와대 행정관을 영등포구청장 후보로 확정했다. 이에 영등포구청장 후보를 두고 경합을 벌였던 조 구청장은 불복의사를 밝혀왔고 재심을 신청했으나 결국 경선은 이뤄지지 않았다.
경선이 이뤄지지 않자, 조 구청장은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게 됐다.
이로써 영등포구청장 선거는 △더불어민주당 채현일 전 청와대 행정관 △자유한국당 김춘수 서울시의원 △바른미래당 양창호 전 청와대 행정관(전 새누리당 영등포구청장 후보) △정의당 정재인 후보 △무소속 조길형 후보(현 구청장) 등 5파전 양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많은 영등포구민들은 5파전 양상이 된 6·13 지방선거를 두고, 과거 2010년에 치러진 민선 5기 지방선거를 떠올리고 있다.
2010년 제5회 전국지방선거에서 김형수 당시 현 영등포구청장은 한나라당의 공천을 받지 못했다. 당시에 한나라당은 이번 선거에도 출마하는 양창호 전 시의원을 공천했다.
이후 양창호, 김형수 두 후보가 경합을 벌이는 과정에서 보수 지지층의 표가 나뉘었고 조길형 당시 민주당 후보가 어부지리로 구청장에 당선됐다.
역설적이게도, 이번 6·13 선거에서도 같은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공천을 받지 못한 조길형 현 구청장이 출마하게 된 것이다.
지역 정가에서는 조 구청장이 현직 구청장이란 장점을 가진 만큼, 채현일 민주당 후보의 상당한 표를 잠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 또한 조 구청장의 출마로 진보·보수 진형의 표심이 어떻게 움직일 지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2010년 선거 때처럼 같은 여권의 표를 조 구청장과 채 후보가 나눠가, 다른 후보가 어부지리를 얻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또한, 3선을 도전할 만큼 입지가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조 구청장의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 구청장이 선거를 끝까지 밀고 갈지, 혹은 이후에 채 후보와 단일화를 할 지에 따라 표심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리멤버 2010'처럼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가게 된 이번 영등포구청장 선거, 그 표심 향방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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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렙=신용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