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신독재권력 답습 조계종 권승들의 적폐
유신독재권력 답습 조계종 권승들의 적폐
  • 소암 승려시인
  • 승인 2018.09.03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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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자정 못하면 '외부세력'이 나설 수밖에

지난달 26일 조계사안팎에서 치뤄진 야권의 '전국승려결의대회'와 여권의 '교권수호결의대회'는 모두 준비 부족과 인원동원에 실패, 무승부로 끝났다. 부패한 기득권 승려들의 기세는 하늘을 찌르고 무력한 개혁파의 열세가 차이가 났지만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개혁파가 조계사앞 길거리에서 승려 250여명과 신도3천명의  자발적인 집회였다면 반개혁측은 전국본말사와 신도단체에 공문을 띄우고 승려들에게는 참석을 독려해 5,000~1만여 명의 승려와 신도 수천명 도합 만여명의 인원을 동원한다고 야단법석이더니,  승려 4백여명 신도 3천명미만의 초라한 집회가 됐다.

치료중인 설조 스님은 수척한 몸으로 참가, 범계승 추방과 불자들의 종단개혁을 거듭 독려했다. 설정 총무원장은 10개월만에 종회와 원로회의에서 탄핵당했다. 허망한 종말이다. 수십년 전국본말사와 종회 총무원 각종 조계종산하단체를 장악하고 기득권을 형성한 수구보수세력들은 94, 98년의 내용이  빈약한 일부 개혁세력들과 합세해 다시 종단을 장악한 것이 오늘의 종단이다.

다르다면 94년이후로 영호남과 수도권의 승려들이 연합세력을 형성해 그이전과는 다르게 단단한 동맹군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70프로에 달하는 중앙종회를 장악한 정치권승들은 총무원장후보를 추대하고 300명이 넘는 선거인단을 조직해 형식적인 선거를 통해 총무원장을 선출하는 것이다. 우리 정치사에서 매우 수치스러운 박정희 유신독재와 전두환 군사정권의 체육관선거를 모방한 형태다.

87년 6월항쟁이 일어나기 전 우리국민은 선거권 피선거권이 없는 왕조시대와 독재정치가 지배하는 전근대시대에 살고 있었다. 투표를 통해 여야간 정권교체가 있고 상호비판도 할 수 있는 정치적 자유가 보장된 민주주의의사회가 된 것이다.

불행히도 인류사에서 그리스와 함께 인간, 남여, 만물 평등을 가르친 오랜 역사를 지닌 민주주의 사상의 시원인 불교사상과 사찰공동체의 역사가 한국불교 60년동안 변질되고  독재정치에 길들여진 것은 비극이 아닐 수 없다.

80년대 전두환 군사정권이 법과 윤리를 유린하고 갖은 만행을 자행할 때 10.26법난으로 수백명의 승려들이 고초를 받았다. 그가운데 소수의 승려들이 다시 살아나 이번에는 전두환 노태우정권에 유착해 종단을 정치적으로 장악함으로서 오늘날까지 부도덕한 세력이 종단을 점령하는 사태를 만들었다.

대표적인 친전두환 노태우 세력들은 불국사 직지사 신흥사 동화사 조계사정도였으나 94, 98년을 겪으면서 급격히 너도나도 사이비 계혁세력에 동참한 본사세력은 범어사 통도사 해인사 마곡사 법주사 백양사 월정사 용주사 봉선사 금산사등 거의 대다수본사였고 그들이 연합해 종회와 원로회의 총무원 각본말사를 장악하고 있다. 크게 보면 금산사 불국사 직지사  용주사 해인사 세력이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수일내로 차기 총무원장을 내정하고 겉치레로 여러후보를 둘러리로 내세울 모양이다. 앞서 깨끗한줄 알았지만 부패한 설정 원장의 실패를 거울삼아 이번에는 좀더 엄격한 자기들만의 검증을 거쳐 한사람의 원장후보를 내세우는 시늉을 할 것이다.

그러나 설조 스님을 비롯한 개혁파승려와 개혁불자단체들이 수년간 종단의 공정한 운영과 직선제를 위한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조계종 부패의 소굴로 악명높은 종회가 해산하지 않고 이번에도 '체육관선거'를 강행한다면 유신정권의 말로처럼 무너질 것이기 때문이다.

조계종의 운명을 틀어쥐고 있는 막후세력인 두 거두 자승과 종상 스님은 더이상 불교와 국민에게 죄를 짓지말고 본래면목의 양심을 회복하기 바란다. 조고각하하지 않는다면 호법신장과 대중은 그들을 반드시 추방하고  파사현정을 이룩할 것이다. 
 
설조 스님과 개혁파의 진검승부 
 
전국 큰절의 선방이나 큰방에  심검당(尋劍堂)이라고 하는 선원 강원이 있다. 왜 수행승의 대중방을 검객의 예리한 칼을 의미하는 검이라 했을까? 칼은 날이 한쪽인 도(刀)라 하고 검은 양날이 있는 왕조시대의 전쟁용무기였다.

수도자에 있어 마음을 찾고 깨달음을 얻기 위해 죽음도 불사하는 검, 치모리를 품어 삿된 마음을 물리치고 최고의 검객이 최고의 검을 갖고 있음을 상징하는 것이다. 수행자는 한치의 오차도 없이 티끌같은 부정한 마음을 버리고 오직 생사불이(生死不二)의 용맹정진만 허용된다. 

선원도 시대따라서 오직정진뿐이라는 엄격한 수행환경은 풍족한 물질로 변화하고 있다. 그리하여 전국곳곳에 선도량이요 비어있는 수행공간이 넘치지만 거기에 더해 화려하고 거대한 한옥선원을 짓기에 바쁘다. 선원을 짓는데 드는 거액의 비용은 거의 국가가 부담하고 자체경비는  적으니 주지와 선원장들은 수행공부보다 절건축에 여념이 없고 이러한 대형불사는 종단이 정부의 돈을 받아서 집행하므로 선원도 예전같지 않고 편안함을 추구한다. 기한에 발도심이라는 수행자의 철학은 사라졌다. 

내가 한참 선방수행하던70, 80년대 중반에는 선원에서 음식이나 대접이 시원찮으면 선원대중이 들고 일어났으나 이제는 좋은 음식과 대접은 기본이고 석달공부가 끝나면 거액의 해제비가 일상화됐다. 돈과 종권이 산중선원까지 영향을 미치니 수행승들이  청정독신비구가 아닌 돈과 여성문제로 오염된 사판행정승들을 물리칠 힘이 없고 침묵하는 수좌가 태반이다. 그래서 현응 교육원장은 수년전 세미나발표에서 선불교간판을 내리고 통불교로 가자고 주장해도 수행승들이 비판을 못하는 실정이다.

총무원장후보 등록을 며칠앞두고 종단에 영향력이 큰 몇몇승려가 후보로 오르내린다. 본사를 대표하는 유명승려들은 욕심을 못버린다. 원장이 되는 순간 과거의 허물이 드러나고 잘못하면 설정 원장처럼 망신을 당할수도 있으나 종권을 한손에 쥐는 유혹을 버리기가 힘들고
배후세력과 문중패거리들이 충동질하면 눈이 흐려질 수 있다.

만일 어느 누가 후보와 원장이 되고 싶으면 공약이 아니라 직선제로 심판받겠다 선언하라. 그리고 속히 종법을 개정하면 된다. 그냥 이대로 배후세력과 문중정치와 나눠먹기식의 방식으로 독재시대의 산물인 체육관선거로 끝낸다면 이번에는 승려와 신도뿐 아니라 일반시민들도 저항할 것이다.

탐욕에 눈먼 무지한 친수구승려들은 불교의 일은 종단내부에서 해결할 일이요 외부에서 간섭할 일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수천년의 불교문화재와 고찰 국립공원등은 국가의 지원과 국민들이 사용하는 공적공간이다. 개인과 교단이 설립한 타종교시설과는 완전히 다른 조계종사찰로 국가와 국민이 지원을 한는 만큼 관리감독권도 있다고 할 수 있다. 
 
며칠전 문재인대통령은 15개월만에 2기내각을 쇄신개편했다. 청와대에서 당정청회의를 주재하고 과거정권에서 일어난 적폐청산을 강하게 추진하고 남북한 경제 사회문제에 적극 대처하겠다고 천명했다.

물론 정치 경제에 집중되겠지만 막대한 지원을 받는 교육 문화 종교계와 특히 수년간 적폐대상으로 지탄받는 조계종의 사법처리를 계속 지켜만 볼 것인지 의문이지만 이번에는  그냥 지나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동안 개혁파승려와 재가불자들에 이어 명망있는 종교인, 사회인사까지 정부의 안일하고 무책임한 태도를 질타하지 않았는가?

민주사회는 국민의 인권을 소중히 여기지만 또한 권리만큼 책임도 있다 누구나 죄를 지어면 처벌은 필연이다. 종교인이라고 해서 면죄부를 주면 그건 법치의 민주정부가 아니라 부정한 이익을 공유하는 유사독재정권에 불과하다. 지난 9년동안 우리는 유사독재로 혼란한 세상을 살았다.

조계종의 개혁은 우리사회전반의 개혁과 관련이 깊다. 불교계만의 일이라는건  단순사고다 .폭염과 폭우로 시달린 여름이 지나고 청량한 가을이다 원장직선제를 위한 계혁쇄신과 사부대중들의 투쟁은 가일층 계속될 전망이다.

/ 소암 (승려시인, 한국불교역사문제연구소장)

[불교중심 불교닷컴. 이 기사에 대한 반론 및 기사제보 dasan258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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