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장 선거 관심 가져야 하는 이유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 관심 가져야 하는 이유
  • 김경호 이사장
  • 승인 2018.09.07 1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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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문제 있어도 승려들끼린 알아도 모른체...우리는 불자니까, 납세자니까."

우리가 왜 총무원장 선거에 관심을 가져야 할까요?
우리는 피선거권도 없고, 투표권도 없어요.
총무원장으로 출마할 수도 없고, 한 표 행사도 불가능합니다.
그렇지만 총무원장이 누가 되는지에는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첫째는 우리가 불자이기 때문이구요
둘째는 우리가 납세자인 국민이기 때문입니다.

▲ 조계종 제35대 총무원장 선거 투표 (불교닷컴 자료사진)

대한불교조계종은, 박정희가 쿠데타를 일으킨 뒤 불교 분규를 종식시키겠다며 출범시킨 통합종단입니다. 그래서 한국불교의 역사 전통을 계승하고 전통사찰의 관리권한을 법적으로 부여받고 있지요.

나중에 태고종이 따로 나간 뒤 여러 군소종단이 만들어져 지금은 조계종만 있는 것은 아니게 되었지만 여전히 조계종 총무원장은 조계종에 소속된 전국 사암의 주지 인사권 토지처분권 등 재산권 행사에 대한 동의권을 가진정말로 막강한 자리입니다.

현행 법이 그래요. 불교와 관련한 모든 행위에는 ‘소속단체장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여기서 소속단체장이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이에요.

그런데 자꾸 이상한 사람들이 총무원장이 됩니다. 왜색불교, 대처불교를 청산한다고 정화운동을 일으킨 조계종이니까 계율을 잘 지키고 청정하게 수행하여야 하는데 마누라 숨겨두고 자식들 부양하고 해외 원정도박에 폭력과 협잡, 음주운전 등 사회적 상식에도 못미치는 파락호들이 승복입고 설쳐댑니다. 잘못되었다고 지적하는 사람은 징계하고 쫓아냅니다. 언론 자유도 인정 안 해요. 해종언론이라 낙인찍고 취재 광고 금지합니다.

이번에 쫓아낸 설정 전 원장이라는 자만 보더라도 서울대학교 졸업이라는 가짜 학력으로 수십년간 사람들을 속이고 자식 의혹에 재산 문제도 있었습니다. 그냥 두면 아무도 몰라요. 지들끼리는 알아도 모른체 했어요. 이런데도 작년에 총무원장에 당선시켰어요. 

왜냐하면 총무원장을 뽑는 권한이 321명에게만 있기 때문이지요. 1만3,000명에 이르는 승려들 대부분도 권한이 없어요. 종회의원 81명, 24개 교구본사당 10명씩의 선거인단만이 총무원장 선출권을 쥐고 있어요. 종헌에는 조계종이 출가 재가로 이루어진다고 말만 해놓고 실제로는 재가에게 아무런 권한도 안 줘요. 비구니도 권한 없어요. 종회 10석 주고 말아요. 본사선거인단은 거의 비구들만 뽑아요.그래서 재가불자들이 설정을 쫓아내려고 길바닥에 나가서 떠들 수 밖에 없던 겁니다. 법적 제도적 권한이 없으니까요.

그래서 전임 자승 총무원장은 자기 세력으로 종회를 장악하고 수덕사 설정 방장을 당선시켰다가 사회 여론이 좋지 않으니까 쫓아내고 다른 자를 얼굴마담으로 내세우려는 이번 선거가 가능한 겁니다. 지금 선거인단 가운데 중앙종회의원은 설정 원장을 뽑은 바로 그 선거인단이고, 본사 선거인단 240명도 거의 바뀌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잘못했다고 반성하기는커녕 권력을 놓지 않으려고 다시 한 번 협잡질을 시작한 거예요.

그렇게 짜고 치는 고스톱인데 왜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까요? 종도로서의 권리를 찾기 위해서이기도 하고 우리 세금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이기도 합니다.

자승 전 원장은 임기 중에 국고보조금을 조계종 총무원으로 일원화했어요. 이전까지는 개별사찰로 내려가던 템플스테이 지원금 등을 총무원에서 재배정하도록 함으로써 우리가 낸 세금을 통치자금화한 것이에요. 자승 원장의 눈 밖에 나면 정부보조금을 받을 수 없으니까 머리 박고 충성할 수밖에 없던 거예요.

거기서 더 나가서 전통사찰주지들은 문화재방재시스템 사업에서 세금도둑들로 전락했어요. 전국의 전통사찰이 900여개가 넘는데 크고 좋은 것들은 다 조계종 소속이에요. 778개나 됩니다. 이 전통사찰에 전기로 인한 화재를 방지하는 사업을 한다고 정부예산을 2천5백억원 얻어냈습니다. 우리 세금입니다. 그리고 초기에 업체 2개를 지정, 모든 공사를 거기서만 하게 합니다.

2천만원 이상이면 공개입찰해야 하는데 총무원 권력으로 수의계약을 강요한겁니다. 과정에서 전통사찰이 부담해야 할 자부담금 20%를 업체가 대납합니다. 애초부터 부풀린 견적이었던 것이지요. 그럼으로써 자부담금을 내지 않은 전통사찰 주지들은 몽땅 국고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죄를 범한 국고사기범을 만들어버렸습니다. 얼마만한 뒷돈을 해먹었는지는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어요. 경남지방경찰청에서 수사하고 넘긴 내용을 검찰에서 몇 달째 뭉기적거리고 있습니다.

총무원장에 자승 아바타가 당선되면 이 수사를 막으려 할겁니다. 그래서 우리 세금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이번 총무원장 선거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단한 도인이 종단의 대표권자가 되기를 기대하지 않습니다. 계행이 출중하고 수행이 수승한 이들이 닭벼슬보다 못한 중벼슬에 관심을 가질리 없겠지요.

다만 사회적 상식에 비추어서 범죄자나 거짓말쟁이는 곤란하다는 것입니다. 사욕을 채우려고 종단을 이용하고 한국불교에 망신을 주는 이는 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번 총무원장 선거를 바라보고자 하는 것입니다.

혹, 자승 전 원장을 비롯한 권승들이 청정한 스님을 총무원장으로 추대하면 어떡하나 하는 질문을 하기도 합니다. 진정 그렇다면 박수치면 되지요. 그러나 불가능한 일입니다. 이미 왜곡된 종단 구조에서 당선을 위해서는 돈을 써야 하는 구조입니다. 본사주지 등 종권세력의 기득권을 인정해야만 하는 구조입니다. 당선이 되어도 설정 워장 때처럼 핵심 인사에서부터 자승을 비롯한 이해집단의 요구를 들어주어야 하고, 잘못이 있어도 감히 징계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후보로 나온 자들 누구도 득표력이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종회의원 표도 없고 본사 지지도 없어요. 자승이 밀어주지 않으면 꽝인 후보들입니다.

제도개혁을 이루지 못한 상황에서 321명 간선제 선거인단이 또 총무원장을 뽑습니다. 종도들의 뜻을 대변하지 못하는 선거를 우리 재가불자들은 인정할 수 없습니다. 설정 원장을 당선시켰듯 또 다른 자승 원장의 아바타가 당선되겠지요. 그렇지만, 우리가 관심을 가질수록 더 이상 설정 같은 자를 뽑지는 못하겠지요. 총무원장의 권한 행사에도 조금은 조심하겠지요.

갈 길은 멉니다. 한국불교가 이렇게 될 때까지 대부분의 불자들은 모르고 있었고 관심도 두지 않았습니다. 승복 입으면 존중하고, 보시하면 공덕 있다고 생각하는 동안 승복입은 양아치들이 보시금으로 도박하고 패거리 지으면서그 토양에서 자승 원장 같은 자들이 자라난 것입니다.

이제 불교의 주인으로서 재가자들이 자각을 시작하면서 불교가 달라지리라 생각합니다. 하루아침에 모두 바꿀 수는 없지만 우선 종단 대표권자였던 설정 원장을 물러나게 한 것만 해도 엄청난 성과입니다. 지치지 말고 꾸준히 나아갑시다. 우리 불교의 발걸음을... 가톨릭도 개신교도 숨죽이며 보고 있습니다. 자기들 내부에는 더 큰 문제들이 쌓여 있기 때문입니다. 종교적폐 청산을 불교가 앞장섬으로써 한국사회의 민주화도 크게 전진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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