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승 원장, 4년 후 18대 종회까지 장악?
자승 원장, 4년 후 18대 종회까지 장악?
  • 서현욱 기자
  • 승인 2018.11.01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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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은정재단 근처 냉면집서 ‘직능대표선출위’ 구성현직 원장 배출한 금강회 ‘강남원장’ 권세에 무릎 꿇어

자승 전 조계종 총무원장이 원행 총무원장 이후까지 종권 장악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가능한 장면이 포착됐다. 원행 총무원장까지 참석한 냉면집 회동에서 자승 전 원장은 차기 직능대표선출위원회 구성을 조정했다. 이 자리에서 자승 전 총무원장은 ‘강남 원장’의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했고, 현직 총무원장은 그의 위세를 온몸으로 체감했다는 게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냉면집에 원행 총무원장, 차기 종회의장, 불교광장 대표 등 참석

지난달 30일 오후 6시께 서울 강남의 은정불교문화진흥원 근처 냉면집에서 차기 직능대표선출위원회 구성을 위한 논의가 이뤄졌다. 자승 전 원장이 주도한 이 자리에는 36대 총무원장 원행 스님, 17대 중앙종회 의장 범해 스님, 불교광장 대표 초격 스님을 비롯해 화엄회·법화회·무량회·금강회 회장과 종책위원장 등 모두 13명이 참석했다.

직능대표선출위는 총무원장, 교육원장, 포교원장 등 3명의 당연직 위원을 비롯해 모두 9명으로 구성된다. 17대 중앙종회의원 선거에서 직능대표선출위원에서는 진우 스님(총무원장 원한대행), 교육원장 현응 스님, 포교원장 지홍 스님, 종열·도법·영조·심경·성월·종호 스님 등 9명이 20석의 직능직 종회의원을 선출했다. 이 선출위는 16대 중앙종회 임기만료와 함께 해산한다. 17대 중앙종회가 원구성을 마무리하면 본회의에서 3원장을 제외한 6명의 새로운 직능대표선출위원을 선출해야 한다.

중앙종회의원은 모두 81석이다. 비구니 종회의원 10석을 제외한 71석 가운데 직선직이 51석, 직능직이 20석이다. 직능대표선출위는 이 20석을 선출한다. 9명의 선출위원이 각 2석씩, 모두 18석을 선출하고, 총무원장이 2석의 몫을 더 선출해 모두 20석의 직능직을 선출하는 것이 관례다.(후보자가 많아 선출위원 간 의견이 조율되지 않으면 투표로 결정할 수도 있지만, 투표로 결정한 사례는 거의 없다.)

직능대표선출위원 구성에 계파 암투…자승 전 원장이 판 정리

때문에 직능대표선출위원에 누가 어떤 몫으로 들어가는지가 향후 직능직 선출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친다. 당연직(3원장)을 제외한 6명의 선출위원을 각 계파별 선출위원 몫으로 배정하는 게 관례다. 각 계파가 보유한 종회의원 수에 따라 선출위원이 배정된다. 통상 종회의원 12석 당 직능대표선출위원 1명이 배분되고, 선출위원이 2석의 직능직 의원을 추천해 뽑는 구조다.

원행 원장의 계파인 금강회가 확보한 종회의원은 13석이다. 때문에 직능대표선출위원 추천 몫도 1명이다. 무량회 소속 종회의원은 현재 15석이다. 직능대표선출위원 역시 1명이 배당된다. 화엄법화회는 모두 37석이다. 3명의 직능대표선출위원을 가져갈 수 있다. 법륜승가회와 무당파가 모두 6석이다. 야권이 궤멸하면서 직능대표선출위원을 추천할 만큼의 종회의원을 확보하지 못했다. 문제는 남는 1명이다.

어느 계파든 직능대표선출위원을 추가 확보하려면 다른 계파의 종회의원을 꿔오거나 합종연횡이 필요하다. 15석의 무량회는 9석을 더 확보해야 직능대표선출위원 1자리를 더 배정받는다. 금강회는 11석의 종회의원을 확보해야 하지만 쉽지 않다. 법륜승가회는 무당파와 손을 잡아도 6석을 더 확보해야 직능대표선출위원 1명를 자신의 몫으로 돌릴 수 있다. 현 상태로는 화엄법화회는 3명, 금강회 1명 무량회 1명 등 직능대표선출위원 몫을 챙길 수 있다. 그런데 직능대표선출위원은 3원장을 제외하고 6명이다. 5명의 직능대표선출위원 추천 몫은 정해졌지만 1명의 선출위원을 둘러싼 물밑쟁투가 벌어진 것.

▲ 자승 전 총무원장의 처소인 은정불교문화진흥원 근처의 한 냉면집. 자승 전 원장은 지난 30일 이곳에서 직능대표선출위원회 구성을 주도했다. 이자리에는 36대 총무원장 원행 스님, 차기 중앙종회의장으로 유력한 범해 스님, 불교광장 대표 초격 스님을 비롯해 각게파 대쵸와 종책위원장 등 13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0.5' 싸움조차 방치하지 않는 자승 전 원장에 금강회 무릎

무량회가 야권인 법륜승가회 측 종회의원들과 합종연횡, 직능대표선출위원을 2명 확보하려 했고, 금강회도 두 곳의 교구본사와 비구니 스님을 모아 직능대표선출위원을 1명 더 확보하려 했다. 무량회는 야권과 손잡아 1명의 선출위원을 더 확보하고, 1명의 위원이 선출할 종회의원 2석 중 1석을 야권에 나눠줄 수 있다. 때문에 무량회는 야권과 손을 잡으면 1명의 직능대표선출위원을 차지할 12석의 종회의원을 거의 확보할 수 있었지만, 금강회는 모 교구본사 종회의원들과 비구니 스님을 합치더라도 부족한 11석의 종회의원을 확보하기 어려웠다. 더구나 2개 교구에서 직선직 종회의원을 차출해 금강회의 모자란 숫자를 채우면 화엄법화회 소속 종회의원이 빠져 나가게 된다. 이는 자승 원장의 몫을 뺏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이에 자승 전 총무원장은 분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승 전 원장은 금강회 소속 두 스님이 직능대표선출위원 추천 몫을 1자리 더 확보하기 위해 뛰자 이를 불교광장을 해체하려는 뜻으로 본 것일 수 있다. 자신의 몫을 넘보는 몇몇 종회의원들과 그들을 내세워 ‘강남원장’의 권력에 대항한 실력자들을 향한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원행 총무원장을 비롯한 각 계파 대표들이 있는 자리에서 표출한 것이다. 금강회 측이 빼오려던 종회의원은 화엄법화회 소속 종회의원들이었다. 금강회가 모자란 ‘0.5’에 해당하는 종회의원을 더 확보하는 물밑싸움을 벌였지만, 자승 전 총무원장에게 제압당한 꼴이다. 결국 직능대표선출위원 추천을 위한 각 계파의 몫은 강남원장이 원하는대로 화엄법화회 3석, 법륜승가회와 손잡은 무량회가 2석, 금강회가 1석을 추천하는 것으로 정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직 총무원장을 배출한 사실상 여당인 금강회가 자승 전 원장의 권세에 무릎을 꿇은 것이다.

직능대표선출위원을 차지하는 것은 종회 내 영향력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총무원 집행부를 견제하고 실력행사가 가능한 세력을 쥐는 것이다. 17대 종회에서 선출되는 직능대표선출위원은 17대 중앙종회 직능직 보궐은 물론 18대 중앙종회 직능대표 종회의원 선출과도 맞물려 있다. 더구나 종회의원 81명이 당연직 선거인단으로 참여하는 총무원장 선거에서 중앙종회 내부의 표를 확보하는 것과도 연결된다. 37대 총무원장 선거판까지 내다 본 남원장의 정치력을 엿볼 수 있는 사례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37대 총무원장 선거까지 본 포석…유력자들에 묵언의 메시지?

자승 전 원장이 3원장을 제외한 3석의 직능대표선출위원을 화엄법화회를 통해 확보한 것은 6명의 중앙종회의원을 제 입맛대로 선출할 수 있다 얘기다. 여기에 자승 전 원장의 힘으로 선출된 원행 원장은 자신이 추천할 수 있는 4석의 직능대표 종회의원 추천권 중 최소 2명은 자승 전 원장의 뜻에 따라 행사할 수밖에 없는 구조고, 교육원장과 포교원장 역시 각 2명의 직능대표종회의원 추천 몫 가운데 1석씩을 자승 전 원장과 상의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실제 자승 전 총무원장이 확보한 직능대표 종회의원의 수는 전체 20석인 직능대표 종회의원 가운데 최소 10석에 달한다고 볼 수 있다. 더구나 직능대표 종회의원은 ‘돈선거’ 문제에 더 직접적으로 노출돼 각 후보당 3억 원~5억 원의 돈을 쓰고 당선한다는 소문이 조계종 정치판에는 파다하다. 이 같은 결과는 원행 원장 퇴임 후 종권도 자승 전 원장 손아귀에 있다는 예측을 가능케 한다.

이번 직능대표선출위원회 위원 추천을 둘러싼 ‘0.5’를 확보하는 싸움에서 ‘강남원장’의 위세는 등등했다. 이는 단순히 계파와 원행 총무원장에 대한 경고가 아니라 종상 불국사 관장, 돈명 은해사 관장에게도 던진 묵언의 메시지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기사에 대한 반론 및 기사제보 mytrea7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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