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광 한태식 총장님, 저 좀 살려주십시요"
"보광 한태식 총장님, 저 좀 살려주십시요"
  • 안드레
  • 승인 2018.11.15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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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동국대 학생 안드레의 조명탑 일기 2. 아직은 어지럽습니다

[11월 15일] 아직은 어지럽습니다.

날은 춥지만 따뜻한 연대와 지지의 마음 덕에 오늘도 따뜻하게 아침을 맞이합니다. 저는 건강하고 안전하게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저를 지켜봐주시고 계신 많은 분들에게 감사 인사드립니다.

어제 정신없이 짐을 올리고, 정리를 할 때는 몰랐는데, 긴장이 풀리고 조금의 여유가 생기자 조명탑의 흔들림이 느껴졌습니다. 제가 움직일 때마다, 또 바람이 불때마다 흔들리는 조명탑이 야속하기만 합니다. 어제는 점심을 못 먹었습니다. 밝은 낮에 흔들리는 조명탑에 있으며 어지럽고 속이 매스껍습니다. 밤이 되면 주변이 컴컴해져 조금 낫습니다. 이제 흔들리는 것 자체가 무섭지는 않을 정도로 적응이 되었지만 여전히, 몸은 적응이 안 되었나 봅니다. 여기에 완전히 적응하기 전에 학생들의 요구가 관철되고 무사히 내려갔으면 좋겠습니다.

매일 점심에 동국대 청소노동자들이 중식집회를 마치고, 연대방문을 와주십니다. 꼭 3년 반 전에 이곳에서 고공농성을 했을 때가 기억납니다. 마치 시계가 지난 4년 전으로 돌아간 것 같습니다. 여전히 청소노동자들은 아스팔트 위에서 집회를 하고 계시고, 학생들은 고공농성을 하고 있습니다. 동국대 구성원들이 지난 4년의 악몽에서 나와 이제는 조금 더 편한 곳에서 내 권리를 누리며 행복했으면 합니다.

어제는 한태식 총장이 왔다갔습니다. 이렇게 빨리 오실지 몰랐습니다. 연임 안 하겠다는 말 할 거 아니면 가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아직 총장선거 일정도 안 나왔는데, 벌써부터 이러느냐, 내려와서 이야기 하자.’고 하십니다. 저도 모르게 ‘총장님, 연임은 절대 안 됩니다. 저 좀 살려주십시오.’라는 말이 튀어 나왔습니다. 학생들은 모두 살고 싶습니다. 빼앗긴 동국대를 되찾고 싶습니다. 흔들리는 조명탑에서, 그리고 흔들리는 동국대에서 이제 내려오고 싶습니다. 한태식 총장의 연임이 현실에서 벌어진다면, 그것은 종단도, 한태식 총장도, 학내 구성원들도, 그 아무도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질 것입니다. 이제는 종단과 총장이 선택할 시기입니다. 절벽위에 서 있는 학생들이 지금보다 더 최악의 선택을 하지 않도록, 총장직선제와 총장연임반대라는 요구를 모두가 곱씹어볼 때입니다.

많은 분들에게 무거운 짐을 드리고 있는 것 같아, 계속 마음이 불편합니다. 그만큼 더욱더 힘내겠습니다. 아직은 어지럽지만, 오늘도 연대와 지지의 목소리를 들으며 하루를 견딥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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