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9일 고공농성 7일차
조명탑에 오른 지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매일 저녁마다 다음날 날씨를 검색합니다. 언제부터 기온이 영하로 떨어질까 걱정이 됩니다. 저보다는 아래에 있는 학생들이 더 걱정됩니다. 농성장을 매일같이 지키면서 외롭고 힘든 싸움을 같이 견뎌주고 있는 학생들이 참 고맙습니다.
함께 농성을 하고 있는 후배가 영하22도에서도 견딜 수 있는 침낭을 집에서 가져다 줬습니다. 그래서 어제부터 따뜻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몸도 따뜻하지만 마음이 더 따뜻합니다.
일주일의 시간이 지났지만 처음 농성장에 올라왔을 때의 떨림이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언제 다시 땅을 밟을 수 있을까, 총장과 법인은 우리의 요구를 쳐다는 보고 있을까. 많은 고민이 듭니다.
오늘은 여러 대학에서 연대 기자회견에 참석해주셨습니다. 이 문제는 동국대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사회의 독단적 운영이 당연한 현 사립대학의 구조적 모순은 전국에 있는 모든 대학구성원들에게 고통을 주고 있습니다. 동국대 투쟁이 반드시 승리하여, 전국 대학사회에 민주화라는 희망이 싹트기를 바랍니다.
무더운 여름 총장직선제를 위해 단식투쟁을 전개하시고, 또 저의 여러 가지 부탁과 요청을 늘 흔쾌히 받아주셨던 홍익대 총학생회장님, 개강 직후, 총장 직선제를 요구하며 단식 투쟁을 하셨고, 제가 농성 시작하자마자 전화로 큰 힘을 주셨던 고려대 총학생회장님, 서울대 총장직선제 집회에서 늘 발언의 기회를 주시고, 동국대 투쟁을 응원해주신 서울대 총학생회장님, 한신대 민주화를 위해서 투쟁하시며, 저와 깊은 인연을 맺고 계신 한신대 부총학생회장님, 참석은 못했지만 카톡으로 응원해주신 상지대 총학생회장님과 페북에서 계속 지지를 보내주시는 강릉원주대 前총학생회장님 모두 정말 감사드립니다.
뜨거운 연대는 잠깐 지가는 바람이 아닙니다. 대학 민주화라는 열망을 계속 불태울 수 있는 촉매제가 될 것 이며, 하나씩 모인 마음과 마음은 더 큰 파고를 일으킬 수 있는 동력이 될 것입니다. 지치고 힘든 순간 연대의 마음은 얼어붙어 있는 동국대를 녹일 수 있는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연대해 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깊은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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