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템플스테이 건설 입찰 황씨들만?
조계사 템플스테이 건설 입찰 황씨들만?
  • 조현성 기자
  • 승인 2019.04.22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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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혈세 200억씩 주고도 "정확한 쓰임 확인 어렵다"는 정부
▲ MBC갈무리

대한불교조계종 조계사가 외국인 템플스테이를 명분으로 국고보조금을 받아 지은 건물의 입찰 등에 수상한 점이 여럿 드러났다. 공사 입찰업체 3곳의 대표가 조계종이 운영하는 부동산 회사 대표를 겸직하는 황씨와 그 아들, 사촌동생이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MBC문화방송은 22일 뉴스데스크를 통해서 "年 230억 보조하는데…'계약서 곳곳 의혹투성이'" 제하의 보도를 했다.

MBC는 같은 날 "'대형 금고' 모셔 놓고 참선 수행?…수상한 체험관" 제하의 보도를 했다. "조계종 대표 사찰인 서울 조계사가 외국인을 위한 템플스테이 체험관을 짓겠다면서 거액의 정부 돈을 받아놓고 엉뚱한 건물을 지어 논란이 되고 있다"고 했다. (관련기사: '템플스테이' 한다면서 금고 모신 조계사)

대한불교조계종 조계사가 외국인 템플스테이 체험관을 짓는다면서 국고보조금 13억원을 받은 건물에는 약속한 템플스테이 시설은 없었다. 콘크리트를 치고 대형 금고를 설치했다.

조계종이 외국인 템플스테이 체험관을 짓겠다면서 문체부에 보고한 금액은 모두 15억5000만원, 이 가운데 13억원이 국고보조금으로 지급됐다.

이 건물 공사 입찰에는 모두 3개 회사가 참여했다. 이상하게도 3개 회사의 대표는 모두 황씨였다.

공사입찰을 따낸 업자는 조계종이 운영하는 부동산 회사 대표를 겸직한 황씨였다. MBC는 공사입찰을 함께 한 엽체는 황 대표의 아들 황OO씨와 황 대표의 사촌동생 황XX였다는 주장도 보도했다.

그러면서 "조계사가 황 대표의 회사에 공사를 주기 위해 들러리 업체를 입찰에 참여시켰다는 의혹이 생기는 부분"이라고 했다.

MBC 취재결과, 공사를 따낸 황 대표의 A 건설은 종합 건설 면허가 없어 체험관을 지을 수 없는 업체였다.

구청에는 제출된 계약서에는 조계사가 계약한 A 건설이 아니라 종합건설 면허가 있는 B 건설로 되어 있었다. 금액도 12억1000만원으로 문체부에 보고한 금액보다 3억4000만원이 적었다.

조계사가 공사비를 부풀리기 위해 보조금을 받아낼 때는 A 건설을, 건축 허가를 받을 때는 면허가 있는 B 건설을 내세워 이중 계약을 했다는 의심이 드는 부분이다.

조계사 측은 "A 건설과 맺은 15억5000만원짜리 계약서가 진짜이다. B 건설과 맺은 12억1000만원짜리 계약서는 위조된 것으로 모르는 내용"이라고 했다.

실제 공사를 맡았던 B 건설 측은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했다.

B 건설 이사는 "(조계사가) 모른다는 게 말이 안된다. 모든 거기 공사는 전체는 B 건설 이름으로 했다. 관청도 설계사무실도 B 건설이 한 것을 처음부터 알고 있다. 감리도, 감독도 다 알고 있다. 조계사도 알고 있다"고 했다.

MBC는 공사비 통장 내역을 입수해 공개했다. 조계사가 모두 12억5000만원을 여러 차례 나누어 입금했는데 돈이 들어오자마자 A 건설 황 대표는 수억 원씩 현금과 수표로 돈을 인출했다. 이렇게 되면 공사비가 제대로 집행됐는지 알기 어렵다.

이렇게 목돈이 인출됐지만 공사비도 제대로 지급되지 않았다.

공사 참여업체 관계자는 "돈도 안 준다. 돈을 안줘서 소송 들어오고 난리다. 우리도 머리 아파 죽겠다"고 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아무래도 종교이다 보니까 우리가 너무 막 세세하게 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했다.

정부가 조계종에 템플스테이에 쓰라며 주는 국고보조금은 매년 230억원이다. 문체부는 230억원을 통째로 조계종에 넘기면서 나중에 서면보고만 받고 있다.

조계종의 건설 비리 의혹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조계사 템플스테이 건설 과정에서 드러난 일들은 지난 2004년 현 총무원청사인 불교중앙박물관을 지으면서 보여줬던 행태와 유사해 기시감을 들게 한다. 당시 영담 스님 등은 비리 자료집을 펴내면서 "불교중앙박물관은 40억 날린 권력형 비리"라고 했다.

한편, 조계사는 "MBC 취재과정에서 명백한 사실관계를 설명했다. MBC가 이를 무시한 채 의혹보도를 통해 조계사 명예를 훼손했다. MBC가 제기한 의혹은 사실무근"이라고 했다.

교계 한 매체가 보도한 조계사가 MBC 측에 전달한 답변서에 따르면, 조계사는 준공을 앞두고 템플스테이 접수 등 사무 진행 공간이 부족해 2층에 템플스테이 사무실을 배치했다. 1층 3층도 모두 템플스테이 진행을 위한 준비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했다.

조계사는 이같은 시설변경이 모두 불교문화사업단에 보고됐고, 해당관청인 종로구청에도 용도변경 신고 후 허가를 얻어 진행한 것이라고 했다.

템플스테이 체험관 공사 계약과정 관련해서는 "조계사와 계약을 체결한 곳은 (황씨가 대표인) A건설 한 곳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종로구청에 제출된 계약서는 황씨가 조계사 직인을 위조해 임의로 작성한 계약서"라고 했다.

그러면서 조계사는 MBC 보도에 법적대응을 할 것이며, 직인을 위조한 황씨에게도 법적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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