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조 스님 단식 71일째 병원 후송…법주사 문도 나서
설조 스님 단식 71일째 병원 후송…법주사 문도 나서
  • 서현욱 기자
  • 승인 2019.04.25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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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 3시께, “법주사 내려가자” VS “적폐청산 전엔 안 간다”
▲ 법주사 회주 월탄 스님과 주지 정도 스님을 비롯한 법주사 문중 스님들이 단식 71일째인 25일 설조 스님을 병원으로 후송했다.

설조 스님이 단식 71일 만에 병원으로 이송됐다.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서다.

25일 오후 2시경 법주사 회주 월탄 스님과 주지 정도 스님 등 법주사 대중 10여명은 서울 안국동 정정법회 법당을 찾아와 설조 스님 단식 중단과 법주사 행을 권유했다.

월탄 스님은 “스님의 뜻을 잘 안다. 이곳에서 입적할 수 없다. 법주사로 내려 가자”고 권유했다. 함께 온 정도 스님 등 스님들도 설조 스님의 상좌에게 “스님의 짐을 싸라. 법주사로 모시자”고 했다.

설조 스님은 완강히 거부했다. 스님은 “우리 종단의 현실이 암담하고, 적폐가 아직 남아 있다. 썩은 교단을 맑게 하는 데 목숨을 걸었다.”면서 법주사 행을 거부했다.

월탄 스님 등은 “이렇게 (돌아)가시도록 놔둘 수 없다. 우리가 (종단 정화에) 힘을 모아 보자”면서 법주사 행을 강하게 권유했고, 설조 스님은 거듭 거부했다.

설조 스님은 “법주사를 종단 내 가장 좋은 사찰로 만들어 바뀐 모습을 모여주면 다른 사찰도 따라오고 한국불교가 잘 될 것”이라며 월탄 스님 등에게 법주사를 모범 사찰로 탈바꿈시켜 달라고 했다.

한동안 실강이가 이어졌다. 하지만 월탄 스님 등은 “오늘 돌아가면 다시는 모셔 갈 수 없다”면서 설조 스님을 대기 시킨 병원 구급차로 모시도록 했다.

월탄 스님 등 법주사 문중 스님 등은 설조 스님을 청주의 한 병원으로 모실 예정이었지만, 71일 이나 단식을 한 설조 스님은 구급차에 탈 기력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설조 스님의 상좌 승원 스님은 “스님의 주치의가 있는 병원으로 가자”고 제안했고, 법주사 스님들이 이에 동의하면서 설조 스님은 병원으로 후송됐다.

법주사 관계자는 “설조 스님은 법주사의 어른이다. 외부에서 입적하도록 놔둘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며 “어제 문중 스님들이 모인 자리에서 설조 스님을 법주사로 모시자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고 했다.

지난해 서울 견지동 조계종 총무원 청사 앞 우정총국에서 41일간 단식했던 설조 스님을 지난 2월 14일 혈혈단신의 몸으로 다시 무기한 단식정진에 돌입했다.

두 번째 단식에 돌입한 스님은 “문재인 정부가 조계종 적폐 주범을 보호하는 것은 피치 못할 어떤 함수관계가 있기 때문은 아닌지 규명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설조 스님의 외침은 메아리쳐 돌아오지 않았다. 41일 단식 때 스님을 찾았던 사람들 대부분이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불자들 역시 몇몇 인사를 빼고는 스님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지 않았고, 찾아와 보는 사람도 극히 드물었다.

설조 스님을 최근 급격하게 쇠약한 모습을 보였다. 여름 더위처럼 기온이 올라가고 정정법회 실내에만 머무는 데도 늘 겨울옷을 두 세 겹 껴입고 지냈다.

살이 빠져 누우면 등과 엉덩이가 아파 잠을 이루지 못했다. 의자에 앉아 손님과 대화할 때도 수시로 자리를 고쳐 앉아야 했다. 살이 많은 엉덩이 부위 역시 살이 빠져 뼈가 바닥에 닿을 때마나 아픔이 느껴졌다.

그렇게 설조 스님은 71일 동안 단식을 했다. 뜨거운 외침에도 대중은 호응하지 않아 스님은 외로움과 배고픔, 육체의 한계를 견뎌내다 문중 스님들의 강권에 병원으로 후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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