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에 자비종단 모습 보여야
노조에 자비종단 모습 보여야
  • 불교저널
  • 승인 2019.07.02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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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방노동위원회가 지난 6월 26일 대한불교조계종에 전국민주연합노동조합 조계종 지부(이하 조계종 노조)가 요구한 단체교섭에 성실히 응하라고 명령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조계종이 정당한 사유 없이 노조의 교섭 요구에 응하지 않는 것은 단체 교섭 거부이며 부당한 노동행위라고 판정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은 노동 관계법의 정신과 조항에 따른 합리적이고 당연한 조치이다. 조계종은 노조가 3월 18일 서울지방노동위에 구제신청을 내자 내부 사정을 잘 아는 노조원과 근로조건 개선을 논의했고, 총무원장 선거 등이 겹쳐 단체 교섭을 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동안 조계종은 지난해 9월 설립된 노조의 단체 교섭 요구에도 묵묵부답으로 교섭을 회피해 왔다. 노조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조계종의 이런 모습은 노동자의 권리를 강화하는 시대 흐름에도 맞지 않거니와 한상균 전 민주연합노동조합 위원장이 조계사로 도피했을 때 보호하는 등 그동안 사회적 약자를 위해 노력해온 모습과도 상반된다. 조계종이 제 집안의 노조는 인정하지 않으면서 사회적 약자를 돕는다면 가식이라는 비난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조계종 노조가 자승 전 총무원장의 생수사업 비리의혹을 검찰에 고발하자 한 교역직 스님은 노조집행부를 “어미 아비를 고소한 파렴치한 인물”로 매도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종단의 명예와 위신, 이익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전 총무원장을 배임혐의로 고발한 것인데도 불구하고 이런 반응이 나온 것을 보면 노조에 대한 조계종 집행부, 나아가 승가사회의 인식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이제 노동권 강화는 거스를 수 없는 도도한 강물과 같다. 거스를 수 없다면 거기에 적응에 대응하는 것이 순리이다. 이제껏 조계종이 사회적 약자를 품으며 보여준 자비 종단으로서의 모습과 대승적 자세로 제 안의 식구를 잘 품길 바란다.


※ 이 기사는 제휴매체인 <불교저널>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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