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사학' 지원자 동국대 교수 지원 논란
'기독사학' 지원자 동국대 교수 지원 논란
  • 조현성 기자
  • 승인 2019.07.30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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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이사회 최종 결정 앞두고 '천주교 세례' 시비에 해당 교수 "음해"

동국대 특별 초빙교수 임용을 두고 이사회 최종 결정을 앞둔 한 중진 교수의 종교 이력이 논란이다. 이 교수의 동국대 임용에 조계종 측 비호가 있다는 소문까지 더해지면서 논란을 키우고 있다.

동국대가 대한불교조계종이 세운 종립학교이지만, 조계종이 공공재인 대학교 운영의 독립성을 훼손해서는 안된다는 목소리가 커진 때 벌어진 일이다. 지난 2014년 당시 조계종 자승 총무원장 등이 코리아나호텔에서 김희옥 총장에게 총장후보 사퇴를 종용하고 보광 총장을 선임했던 일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논란까지 가세했다.

동국대 이사회는 31일 이사회의에서 불교미술사학과 특별 초빙교수 등 교원 임용의 건을 다룰 예정이다. 이사회의를 앞두고 A 교수 관련 투서가 학교는 물론 불교계 곳곳에 전달됐다.

여대를 졸업한 A 교수는 20여 년 가까이 조계종 성보위원, 6년 동안 문화체육관광부 전통사찰 위원을 지냈다.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이 주석하는 해운정사 전통사찰 지정에 관여했다고 스스로 밝힐 만큼 조계종 승려들과의 친분이 두텁다.

A 교수는 지난 1988년 천주교 서울대교구 한강 본당에서 ‘에밀리아니’ 세례명으로 세례를 받았다. 지방 모 대학 교수로 재직 중인 그는 지난 2013년 명지대 미술사학과 교원초빙에 지원했으나 임용되지 않았다.

명지대는 “순수한 복음주의 기독교 신앙을 가지고 대학교원 임용에 결격사유가 없는 분”이라고 교원 지원 자격을 정하고 있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1차 통과자에 한해 2차 공개강의 심사에서 세례교인증명서와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신앙추천서, 담임 목사 또는 신부의 소견서를 제출받고 있다.

A 교수는 “요즘 법이 바뀌었다. 2013년 명지대 교원 임용 때 세례증명서를 내지 않았다. 오히려 불자라서 불이익을 받았다”고 했다. 

명지대는 지난 2013년은 물론이고 2019년 현재까지 낸 교원 초빙 공고에서 1차 통과시 2차 심사에 앞서 세례교인 증명서를 받고 있다고 홈페이지에 안내 중이다. 

동국대 동문이라고 자신을 밝힌 제보자는 “종교 자유는 헌법에 보장되어 있다. 그러나 종교는 신념이어서 그때그때 편의적으로 바꾸어 사용할 수 없다. A 교수는 필요에 따라 가톨릭과 불교를 오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A교수가 가톨릭 신자임은 학계에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총무원 안에서도 이미 알고 있다는 분이 적지 않았다. 누구도 이를 문제 삼지 않은 이유는 특정승려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종단의 1인 독재의 퇴행적 구조 때문이라 한다”고 했다.

제보자는 “동국대 건학이념 구현과 동떨어진 사람을 단지 특정 세력 확장과 권력 장악을 위한 도구로 사용하기 위해 채용을 강행하고 있다. 기득권 세력 승려들은 A 교수가 이종교인인데도 눈 감아 버리는 반불교적 행태를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A 교수는 천주교 세례 관련, “33년 전, 시댁에서 세례를 받지 않으면 결혼을 시킬 수 없다고 했다. 당시 사랑을 위해 종교적 신념을 지키지 못한 것은 부끄럽게 생각한다. 이는 이미 (동국대) 면접 등에서 이야기했다. 나는 불자가 맞다”고 했다.

이어 “동국대에 (나와) 가까운 이사는 없다”고 했다. 자승 종상 덕문 등 조계종 실세라 불리는 특정 승려 이름을 거론했을 때는 “불자라면 당연히 알아야 하는 스님들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할머니가 독실한 불자였다. 나는 1974년 범어사에서 수계를 받았고, 5년 전에는 성남 봉국사에서 혜일 스님(당시 조계종 총무원 문화부장)에게 수계를 받았다. (봉국사에) 직접 전화해봐도 된다”고 했다.

A 교수는 “교수 임용에 연구 실적이 중요한 것 아니냐? 나는 SCI 논문이 최근 3년 안에만 3편을 썼을 정도이다. 연구실적 등에 문제가 없으니 말도 안되는 음해를 당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내가 동국대 미술사학과에 들어오기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 누군지 안다. 투서의 제왕으로 알려져 조계종에서 제보자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안다. 관련한 투서 등 모든 물적 증거는 다 확보하고 있다. (제보자가) 학교에 낸 것도 갖고 있다”고 했다.

A 교수는 “(조계종) 총무원에서 나를 돕고 있다. 모든 자료를 다 제공하겠다고 한다”고 했다. (제보자 등을) 명예훼손과 협박으로 소송하겠다. <불교닷컴>이 연루되지 않는 게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A 교수가 백양사 '아미타영산회상도'(1775) 등 장물 불교 미술품 3000여 점을 은닉하고 있던 한국불교미술관에서 학예연구실장을 지낸 이력도 구설에 오르고 있다. A 교수는 이 박물관이 개관한 1993년부터 2004년까지 10년 동안 학예연구실장으로 있었다.

A 교수는 "비상근이어서 출근하지 않았다. 이미 검찰에 다 이야기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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