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응 스님]신간센에 의한 평양~원산 철도는 안 된다
[법응 스님]신간센에 의한 평양~원산 철도는 안 된다
  • 법응 스님/불교사회정책연구소
  • 승인 2019.10.07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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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노무현 대통령은 후보자시절에 불교계 10대공약을 발표했는데, 그 중 첫째가 북한산 관통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와 천성산 관통 경부고속철도의 노선 변경이었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 이후 종정예하를 예방해서 양해를 구 했고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갔다. 그때 필자는 KTX 자체를 반대한 것이 아니라 대구에서 경주 우회를 통해 천성산과 금정산을 관통하는 노선을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아울러 당시 미국 방문을 앞두고 있던 법장 총무원장 스님께 청와대와 미국의 부시 대통령 그리고 북측에 향후 20여년 정도의 계획으로 서울과 신의주 간 KTX 노선 건설에 대해 건의해 보시도록 제안서를 마련해 드리기도 했다. 감사하게도 법장 스님께서는 이 안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셔서 각국 지도자들에게 제안하신 것으로 안다. 또한 필자는 2007년도 대선을 앞두고 고 김근태 의원에게 남북철도와 유라시아 철도연결망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공약화 할 것을 제안 했고 당시 대통합민주신당은 이를 수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필자가 그러한 제안서를 마련하게 된 것은 고속철도의 남북 연결과 북한 철도노선의 현대화를 통해 남북의 화해 및 북한의 개방화를 바랬기 때문이다. 물론 미국을 설득하고 정부가 적극적인 관심을 보여야 하는 난제 중 난제이지만, 제안 자체만으로도 한 성과로 볼 수 있고 지금도 늦지 않았다는 생각이다.

근래 북한이 일본측에 “평양~원산 구간에 신칸센(新幹線)을 부설해 달라”고 했다는 보도를 보았다. 아베 정권의 무역규제로 인한 한일 간 갈등이 첨예한 상황에서 일본의 경제적 ‘재침략’의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든다. ‘재침략’과 같은 단어는 신중히 사용되어야 하겠지만, 실제 일본이 본 노선을 건설하게 될 경우 우리의 정치, 경제, 문화 등 여러 분야가 불리하거나 불합리한 상황의 전개가 예상되기에 심히 우려스럽다.

▲ 일제 강점기 당시 금강산전철 및 관광 안내도

일제는 금강산관광사업을 통한 수탈을 위해 1919년 12월 금강산전기철도주식회사를 설립했다. 경원선 철원역과 금강산의 내금강을 연결하는 총연장 117km의 노선이었다. 원산에는 사진소와 인쇄소가 영업을 하면서 관광객의 사진촬영과 금강산관련 지도와 사진첩을 발행하기도 했다. 총독부가 앞장서서 금강산 관광을 지원하고 독려했다.

▲ 2005년 당시 우리정부와 부시대통령, 북한에 제안을 위한 서울과 신의주간 KTX 건설에 대한 제안 자료 중 일부

북한의 평양 ~ 원산 간 신간센 부설 요구는 사업자체의 순수성도 있을 것이나 우리 측과 미국을 압박하려는 정치적 의도도 부정키 어렵다. 그러나 북한과 일본이 상호간 이득을 저울질해 타협이 되면 실현 가능한 일이다. 이렇게 될 경우 북한은 북한을 넘어 한반도에 일본의 사회간접자본의 직접 투자를 통한, 어쩌면 현대판 강점을 허락했다는 질책에서, 그리고 우리 정부는 이 지경 까지 이르게 한 대북정책의 실패에 대한 질책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될 것이다.

우리 종단에는 민족공통체추진본부라는 대북 집행기구가 있는바 대북문제에 대해 연구와 적극적인 사업의 활성화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종단은 대북사업에 있어서 정부의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정부는 미국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해도 종단은 불교라는 명분으로 돌파하고 관철하려는 노력을 강도 높게 해야 한다.

조계종은 금강산 신계사 복원 등 금강산 소재 전통사찰의 복원공사를 추진하면서 남북한 화해무드 조성과 불교교류에 남다른 노력과 성과를 이룬 경험이 있다. 자칫 그동안의 노력과 성과들의 빛이 바랠 수 있다.

화엄불국토의 상징과 같은 금강산을 100여 년 전 강점기 시절처럼 일본 자본과 기술로 건설된 철도를 타고 탐방한대서야 될 말이 아니다. 종단은 북한 당국의 평양 ~ 원산 간 신간센 추진에 대해 예의 주시하고 불교적 대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법응(法應)/불교사회정책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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