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밤’, 뮤직비디오 같은 연출은 감각적이지만...
‘봄밤’, 뮤직비디오 같은 연출은 감각적이지만...
  • 칼럼니스트 엠마K
  • 승인 2019.05.31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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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인+한지민 두 배우에 기댄 불쾌한 로맨스
사진=MBC 방송 캡처
사진=MBC 방송 캡처

30일 방송된 MBC 드라마 '봄밤'에서는 ‘친구’라는 이름으로 남자친구 권기석 몰래  유지호와아 슬아슬한 썸을 타던 이정인이 자신의 감정을 유지호에게 드러내며 새로운 전환을 맞게 될 것을 예고했다.

정인을 만나기 위해 무작정 도서관에 온 유지호는 권기석(김준한 분)이 등장하자 몸을 숨겼고, 책장 너머 유지호를 발견하고는 설레여 하며 그에게 다가가다 불쑥 뒤에서 자신의 팔을 잡아 당겨 뒤돌려 세우며 깜짝 등장한 권기석에 눈동자가 흔들리며 크게 당황하는 정인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후 권기석을 내보낸 이정인은 유지호에게 전화를 걸어 "어디냐"고 물었다. 유지호는 "나왔다"며 "(권기석) 봤다."고 답했다. 이정인은 "왜 피하냐. 내가 지호씨랑 뭘 했다고"라며 화를 냈다. 이에 유지호는 "하자면 할 거냐. 할 자신있냐. 처음부터 얘기했다. 나는 정인씨와 친구할 자신 없다고."라며 이어 "그러니까 형에게 얘기해보라. 언제 어디든 같이 있어도 의심하지 말라고. 할 수 있냐"고 따져 물었다. 

자신이 처한 현실을 깨달으며 말문이 막혀버린 정인은 유지호와의 통화를 끊었다.

이정인은 권기석의 차를 타고 퇴근하며, 횡단보도를 건너는 유지호를 발견했다. 아무 것도 모르는 권기석은 유지호를 불러 반갑게 인사했다. 이후 양심이 찔린 이정인은 권기석에게 "내가 너무 이기적이지. 나 만난 거 후회하지 않느냐” 묻자, “개성이 강한 거라며 그래서 널 좋아하는 거다”라며 그녀에게 결혼을 서두르지 않아도 되니 스트레스 받지 말라며 그녀를 다독였다.

하지만 집에 도착해서 둘은 다시 싸웠다. 이날 권기석은 이정인에게 잠시 집에 올라가도 되겠냐고 물었다. 이정인은 그동안 그에게 해온 거짓말에 대한 미안함에 허락했지만, 권기석은 지난번 동생이 있다는 거짓말로 집에 오는 것을 거절했던 정인을 떠올리며 동생 이재인(주민경 분)이 있는지 물었고, 있다는 말에 그러면 됐다고 말했다. 이에 정인은 불쑥 “날 정기적인 잠자리 상대쯤으로 생각하냐"고 화냈다. 권기석은 "내가 널 그렇게 생각한 적 있냐. 일부러 시비거리 찾는 거냐. 그리고 사귀는 사이에 그게 왜 문제가 되냐며”며 황당해 했다. 이정인은 "적어도 물어는 봐야 할 일"이라고 단호하게 답했다

권태기의 연인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장치라고는 하나 유지호와의 첫만남 이후매번 남자친구의 말 하나 하나에 시비를 걸 듯 날서 있는 모습으로 일관하는  이정인의 모습은 여주 캐릭터의 감정에 공감 보다는 반감을 갖게 만들고 있다.

자신의 예민한 행동들을 받아주고 풀어주려는 남자친구에게 형식적으로 대하거나 아니면 날카로운 말들로 냉전 분위기로 몰아가 놓고는 집에 들어와서 언니 이서인에게 전화를 걸어 "나 기석오빠 배신하면 안되겠지? 배신하면 안 되는 거지, 그치?"라며 울먹인다. 유지호에게도 권기석에게도 자기 감정 위주로 행동하고 있으면서, 언니와의 통화 장면 하나로 마치 기석에 대한 신의를 지키기 위해 무던히 애쓰고 고민해 왔다고 시청자들에게 장황하게 설명한다.

유지호에게 선배 약사가 했던 말과 똑 같은 내용의 말을 이정인에게 언니가 내뱉는다.  “난 네가 한가지만 생각했으면 좋겠다. 네 행복"
애틋한 사랑이라고 포장하고 있지만 냉정하게 보면 지극히 자신의 감정에만 집중한 이기적인 두사람의 행동을 시청자들에게 설득하는 장치로 이 드라마는 주인공들의 주변 인물들의 이 같은 대사를 매회 한번씩 반복해서 언급하며 주입하듯  강요한다.

한편 권기석의 아버지 권영국(김창완 분)은 이정인과의 결혼을 반대하는 모습이 나왔다. 권영국은 "그동안 반대 안 한 건, 이정인이 마음에 들어서가 아니"라며 이정인을 만나는 동안 권기석이 음악에 관심을 두지 않아서라고 밝혔다. 이어 권영국은 "크게 보라"고 말했다. 하지만 권기석은 "정인이랑 헤어질 일 없다. 결혼 할 수도 있다"며 이정인에 대한 자신의 마음이 확고함을 드러냈다.

동생과 편의점에서 먹을 거리를 사던 정인은 동생을 통해 엄마에게 동생이 유학생활을 접고 들어와 있는 것을 들킨 사실을 듣는다. 이에 이 같은 사실을 숨긴 자신에게 배신감을 느꼈을 어머니를 달래기 위해 기석이 사온 영양제를 들고 집으로 가기로 한다. 하지만 동생이 영양제들을 모두 고시생인 영재에게 줬다는 얘기를 듣고는 다시 약을 사기 위해 유지호에게 연락을 취한다.

마침 기석과 농구 시합을 한 후 회식 중이던 유지호는 '약국 열었냐'는 이정인의 연락에 ‘열었다’고 거짓문자를 보낸 후 기석을 의식한 듯 조용히 회식 자리를 뜬다. 황급히 차를 몰고 약국에 온 유지호는 닫았던 약국 문을 황급하게 연다. 때마침 약국으로 향하는 이정인에게는 '쉬는 날이냐. 뭐 하고 있냐'는 권기석의 연락이 왔지만 망설임도 잠시, 답문을 하지 않고 약국으로 향했다.

이정인은 "전에 샀던 영양제 다시 사려고 한다. 거기 뭐가 들어있었냐"고 물었다. 이어 이정인은 약 먹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유지호 역시 "책 읽는 거 별로 안 좋아한다"고 고백했다. 이정인은 장난스레 "교양이 부족하겠다"고 대꾸했고, 유지호는 "영양이 부족하겠다"며 받아쳤다. 두 사람은 묘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두사람의 이 같은 관계를 전혀 알지 못하는 기석이 유지호를 친근한 후배로 대하는 모습이 대비되며 7,8회는 특히나 이들에게 기석이 기만당하고 있는 느낌을 주며 서브 남주에게 감정 이입되어 주인공 커플의 로맨스가 설레임 보다는 찜찜함과 불쾌함으로 느껴지게 했다. 

특히 회식 자리의 후배들의 요청으로 약국에 있던 이정인에게 권기석은 집에 있을거라 생각하며 전화를 걸어 "잠깐 나올수 없냐”고 묻자, 정인은 이를 거절했고, 이에  알겠다며 대신 회식 끝나고 집 앞으로 가겠다고 말하자, 당황하며 "오지마"라고 거칠게 말했다. 
이를 듣던 유지호가 정인에게 쪽지에 ‘데려다 줄 테니 간다고 말해라’라고 써서 건냈다. 기석에게 들키지 않으려 애쓰는 자신을 배려하는 지호의 배려를 되레 언짢아 하며 그가 준 쪽지를 구겨버렸다.

이를 본 윤지호는 기분이 상했고, "물어봤었죠. 내가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냐"고 말하며 섭섭한 감정을 드러냈다.  그리고 재차 "무슨 말하는지 알잖느냐. 가지말라고 잡아줘요?"라고 물었다. 이정인은 "지호씨야말로 내가 어쨌으면 좋겠냐. 나만 나쁜사람 됐음 좋겠냐. 겨우 이럴 거면서 도서관은 왜 찾아왔냐"고 따졌다. 유지호는 "보고 싶어서"라고 답했다. 유지호는 이후 고백하려 했지만 공사 소음이 자꾸만 유지호의 말을 가로막았다. 이 상황이 반복되자 두 사람은 결국 함께 웃음을 터뜨렸다. 

이후 두사람은 유지호의 차를 타고 이동했다. 유지호는 "우선 미안하다. 대책도 없이 찾아갔으면서 정인씨에게 선택하라고 떠밀었다. 누구에게 추궁 당하면 나는 그런 생각 전혀 없었는데, 이정인이 흔든 거다. 그런 치사한 변명거리를 찾았다."고 고백했다. 이에 이정인 역시 "저도 다른 거 없다. 친구하자고 조르고, 전화하고, 오늘처럼 찾아올 그럴싸할 핑계 만들어서 이 밤에 굳이. 말하고 보니 내가 더 지나쳤다. 나도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그저 ‘친구’일 뿐이라 말하며 우리가 한게 뭐가 있느냐는 반문으로 시작했던 7,8회는 엔딩에 와서 비로소 두 사람 모두 서로에게 자신들의 솔직한 속내를 드러냈다.

두사람 모두 자신들이 남들 앞에 당당할 수 없는 감정으로 만남을 이어가고 있음을 잘 알고 있으며 이를 짐짓 모른 척 하고 있었다는 것을 고백한 것이다.

두사람의 감정의 흐름, 감정의 변화를 오게 만든 이유 등을 촘촘하게 서사를 깔아 공감하고 이해하게 만드는 것이 아닌 주변 인물들이 이들에게 이기적이 되라고 주문처럼 반복적으로 읊어주는 대사들과 '지금 나한테 오면 이정인 다시 못돌아가’ ‘어떤 것도 바라지 않을 테니까 정인씨만 볼 수 있게 허락해줘요. 절대 안들킬께요.’ 식으로  설레임 유발을 위한 대사로 뮤직비디오 같은 그림으로 채우려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뉴스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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